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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재담을 담았습니다.</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link>
    <description>인스타 릴스 보다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해학스러운 단편 일화들을 맛있게 풀어내보겠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피식하며 웃음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보내세요~!</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hu, 4 Jun 2026 17:32:3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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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agingEditor>자퇴생</managing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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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재담을 담았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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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 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13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20</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13. 영식.&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별빛이 난데없는 소란에 놀란 듯 어지러이 밤하늘을 밝혔다. 시야를 가리던 안개가 조금씩 옅어져, 이제는 수 리 앞의 나무 기둥도 볼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 안개가 조금 물러나자 낮에 태양빛을 한껏 받아들인 달이 대지를 향해 빛을 뽐내기 시작한다. 그 달빛 아래에서, 타케루와 여월은 달리고 있었다. 점차 벼락 같은 총성이 가깝게 들려오자, 그들은 초조함에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조금만 더 뛰면 다다를 수 있다, 하고 타케루는 속으로 연신 되내었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런데, 마을에 도착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죠?”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떻게 하긴, 도와줘야지! 함께 싸우는 거야!”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하지만....무기도 없는데요?”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 그..그건….”&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순간 타케루는 말문이 막혔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 그리고 유키노 아주머니를 구하기 위해서 무턱대고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생각해 보면 무기도 없는 그들이 싸움에 큰 도움이 될 리가 없었다. 맨몸으로 총알이 빗발치는 한가운데에 뛰어들어간다는 건 자살 행위였다.&lt;br&gt;&lt;br&gt;&lt;br&gt;별다른 대답도 못 하고 계속 내려가던 타케루에게, 문득 작은 불꽃이 눈에 띄었다. 다홍색의 그 불꽃은 미약했지만 더없이 포근하고 온화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강한 기운이 그 작은 불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타케루는 홀린 듯 그 불꽃을 바라보았다. 따스한 기운이 다가와 그를 감싸고, 몸에 쌓인 피로를 부드럽게 녹여 주는 듯했다. 타케루는 그저 멍하니 불꽃을 바라보았다. &lt;br&gt;&lt;br&gt;&lt;br&gt;그 순간 불꽃이 일렁이더니 거세게 타올랐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불길이 타케루의 정신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타케루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정신을 차린 그가 앞을 보니,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타케루는 멈춰서서 나무와 불꽃을 번갈아 바라봤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 씨! 타케루 씨!”&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월이 목청껏 타케루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타케루는 돌아보지도 않고 다시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 씨, 뭐 하시는 거예요? 불렀는데 대답도 없으시고. 갑자기 멈춰 서시질 않나….”&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앞서가던 여월의 질문에, 타케루는 조용히 손가락을 들어 불꽃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까 네가 했던 질문의 답. 아마 저 길을 따라가면 나오지 않을까?”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리둥절한 여월이 타케루의 손가락을 시선으로 따라가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꽃이 보였다. 그 불꽃을 유심히 바라보던 여월의 동공이 점차 커졌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 여, 여우불? 말도 안 돼.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었어?”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놀라서 걸음을 멈춘 여월과 달리, 타케루는 이미 불꽃이 있는 곳을 향해 성큼성큼 내려가기 시작한 상태였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니지… 진실된 사람 앞에서 나타난다고 했으니까 세계 어느 곳에서든 나올 수 있는 건가.... 아무튼, 내가 여우불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보고도 믿기지 않아….”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amp;nbsp; 한참을 중얼거리던 여월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니지, 아니지. 지금은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야. 어서 빨리 내려가야 해.”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방향을 틀어 불꽃을 향해 달려가는 타케루에게 여월이 크게 외쳤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 씨! 조심하세요! 절대 다치시면 안 돼요!”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타케루가 고개를 돌리더니 웃으며 자신 있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어두운 산속이었던지라 여월에게는 타케루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어쩐지 그가 무사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다.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마음속에서 점점 커지던 어두운 불안을, 새벽에 뜨는 해처럼 몰아내버린 그 불꽃을 보았기에. 그리고 그 불꽃이 타케루를 이끌고 있음을 알았기에. 유키노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여월과 의문의 불꽃을 쫓아가는 타케루. 총소리가 울리는 싸움터를 앞두고, 둘은 각자의 길을 따라 나아갔다.&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여월과 타케루를 떠나보낸 자리에는 여전히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짙은 어둠이 자리했다. 유키노는 마치 산에 녹아든 것처럼 자연스럽게 무성한 나무들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하늘이 도우시는지,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은 안개와 어둠 덕분에 발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키노 또한 적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어디서 적들이 나타날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에, 온 신경을 두 귀에 집중하여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유키노는 문득 그녀가 숨어 있는 산 고개 너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타케루와 여월은 안전하게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사토고로는.......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보.....”&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애써 억눌렀던 눈물이 결국 쏟아지고야 말았다. 하릴없이 흐르는 눈물이 유키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남편을 도우러 가겠다던 타케루를 가로막았을 때 들렸던 첫 번째 총성, 그리고 잠시 뒤 들린 두 번째 총성. 유키노는 그 두 번째 총성을 듣자마자 사토고로의 죽음을 확신했다. 그녀의 숨이 턱 막혔다. &lt;br&gt;&lt;br&gt;돌무더기가 가득한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은 유키노는, 손으로 땅을 짚고 발로 돌을 차며 도망치듯 뒤로 물러났다. 얼마 못 가 나도밤나무 한 그루가 유키노의 등에 부딪혔다. 그 충격에 그녀의 허파에서 숨이 헉 하고 빠져나오고, 톱날 같은 큰 이파리가 고개를 깊이 숙여 그녀의 눈앞을 가렸다. 숨가쁘게 손을 휘둘러 앞을 가린 나도밤나무 잎을 치워 버렸으나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녀의 입이 바짝 말랐다. 무심코 삼킨 침조차 가시가 넘어가는 것처럼 쓰라렸다. 열도의 북쪽,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의 영하에 달하는 바람보다도 서늘한 공포가 그녀의 몸을 에워쌌다.&lt;br&gt;&lt;br&gt;&lt;br&gt;'죽고 싶지 않다. 도망쳐야 한다. 더 깊은 산속으로…...' &lt;br&gt;&lt;br&gt;&lt;br&gt;본능이 질러대는 비명이 그녀의 머릿속을 채웠다. 하지만 안개 속에서 싸늘하게 누워 있을 사토고로를 생각하면 차마 본능에 굴복해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유키노가 본능과 이성 사이에 갇혀, 나아가지도 도망치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던 그때.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봐요 아주머니, 왜 그렇게 멍하니 굳어 있어?”&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누군가 유키노의 등 뒤를 툭 쳤다. 유키노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빠르게 일어나 물러났다. 묵으로 그린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꺼운 눈썹에 눈 밑에 짙은 눈그늘이 있는 어느 건장한 사내가 유키노를 바라보고 있었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어이쿠, 이렇게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박…영식?”&lt;br&gt;&lt;br&gt;&lt;br&gt;&amp;nbsp; 유키노가 깜짝 등장한 영식을 보고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영식이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인사는 나중에 하고, 일단 귀 좀 기울여 보셔.”&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말에 유키노는 입을 다물고 소리에 주의를 집중했다. 귀를 기울여 보니,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적들이 총칼을 들고 온 마을을 헤집어놓고 있는 소리였다. 겁을 주려는지 잠겨 있지도 않은 방문을 세게 걷어차는 소리, 서로에게 윽박지르며 보고하고 지시하는 소리가 그들의 귀에까지 와 닿았다. 놈들의 목소리에는 당혹감이 선명하게 묻어나왔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열 명 정도는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단 한 사람도 더 발견되지 않았으니 어지간히 당황했으리라. 여전히 마을 안에서만 들쑤시고 다니는 걸 보면, 누군가 도망가는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이야, 근데 연습한 적도 없는데 기가 막히게 집합 장소를 찾아왔네. 누군가 쳐들어오면 이곳에 숨자고 하길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영식이 작은 나뭇가지에 걸린 녹색 끈을 태연하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지금 그렇게 여유롭게 감탄이나 할 때야? 사토고로.... 내 남편이 총에 맞았다고! 내 남편, 그이는 이미.....”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나도 알아. 알고 있다고. 안타깝고 분한 일이지. 하지만 사토고로 아저씨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 수는 없잖아. 안 그래? 힘들겠지만, 지금 가장 정신을 차려야 할 사람은 바로 아줌마라고.”&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허! 참나 어이가 없네. 누가 정신을 못 차렸다고? 그렇게 긴장 빼고 있다가 쓸데없이 죽지나 마!”&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는 열불이 끓어오르는 듯했다. 이유라면 평소에 진지함 따윈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던 박영식이 그녀에게 정신 차리라고 잔소리를 한 것이 첫 번째, 그리고 아무리 정신을 차려봐도 둘이서 저 놈들을 상대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두 번째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말하는 영식을 보니, 묘하게도 약간은 안도감이 들었다. 내일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일단 밥부터 먹고 생각해 보자고 너스레를 떨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영식이었던 것이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영식은 20대 중반의 젊은 사내로 일본에 온 지는 대략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영식의 아버지는 그가 3살이 되던 해에 돌아가셨고, 가난했던 어머니는 그를 더 이상 키울 형편이 되지 않자 산에다 버리고 도망쳤다. 고아가 된 그는 천운이 따랐는지 그 산에서 사냥하던 이름 모를 포수에게 거두어졌다. 그렇게 사냥꾼의 양아들이 된 영식은 총 쏘는 법부터 시작하여 사냥감의 흔적을 쫓는 기술과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숨기는 기술, 그리고 적당한 사냥감을 한눈에 알아보는 요령을 배웠다. 그렇게 십 수년이 흐르고 그는 포수의 아이로서 자라났지만, 마음 한켠엔 더 넓은 세상을 배우고 싶다는 호기심의 불씨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사냥감을 팔고 남은 돈으로 어렵게 책을 구해서 서구의 학문을 배우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서양의 기술과 세상이 돌아가는 정세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영식은 학문을 배우는데 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결국 그는 21살이 되던 해 양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에서 사토고로, 유키노 부부를 만난 것도 그즈음이었다.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됐고, 이거나 받으셔. 싸우려는 사람이 무기가 없어서 쓰나.”&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영식이 유키노에게 소총 한 자루를 건네주었다. 유키노는 즉시 소총을 견착하고 안개 속을 향해 겨누었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런데 여기선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쏠 수가 있겠어? 그렇다고 무턱대고 안개 속으로 들어가도 우리 둘 다 죽은 목숨이야. 보니까 6~7명 정도인 것 같은데, 적이 생각보다 많아.”&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영식이 안개 속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흐릿한 그림자들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유키노의 눈으로는 정확히 몇 명인지까지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중요한 건 적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 유키노와 영식은 서둘러 자리를 잡고 사격할 준비를 했다. 유키노보다 한 걸음 뒤에 자리한 영식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린 유키노를 흘깃 바라보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작게 속삭였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잠깐만. 내가 신호할 때까지 쏘지 말아 봐.”&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는 영식의 말을 듣고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떼었다. 아무리 예의를 밥 말아 먹었어도, 포수의 밑에서 20년 가까이 지낸 영식이기에 총 쏘는 일에서만큼은 인정해 줄 수밖에 없었다.&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 “놈들은 지금 우리를 찾고 있는 거야. 안개가 조금 걷히긴 했지만, 이런 안개가 익숙하지 않다면 여전히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렵겠지. 저놈들 하는 걸 보면 익숙하지 않은 게 분명하고.&quot;&lt;br&gt;&lt;br&gt;&lt;br&gt;영식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lt;br&gt;&lt;br&gt;&lt;br&gt;&quot;그렇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옆에 있는 동료가 갑자기 어디서 쏜 지도 모르는 총알에 맞아 픽 쓰러진다면, 아주 소스라치게 놀라겠지?”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영식이 호흡을 가다듬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렸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 씨. 내가 먼저 한 놈한테 총을 쏠 거야. 한 명만 잡으면, 나머지는 겁에 질려서 웅크리고는 총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열심히 쏘아대겠지. 그때 조용히 옆으로 돌아가서 놈들 뒤통수를 날려버려. 할 수 있지?”&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정면을 응시했다. 그림자들이 점차 가까워졌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영식은 방아쇠를 천천히 당겼다.&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 난데없는 총성과 함께 한 병사가 단말마를 내뱉으며 쓰러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죽음. 총소리를 듣자마자 기겁한 병사들은 황급히 자세를 낮추었다. 동료가 죽었다는 걸 확인한 그들은 경악했다. 영식의 예상대로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알이 날아와 자기 머리를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공포에 놈들은 우왕좌왕하며 다급하게 엄폐물을 찾았다.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quot;저, 저격수다! 엄폐, 빨리 엄폐해!&quo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개 속에서 또다시 총성이 울렸다. 병사들은 총소리가 나는 곳을 향하여 총구를 겨누고 연거푸 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두운 밤, 안개가 끼어 총구의 불꽃마저 보이지 않았다. 대략적으로 방향만을 알 뿐, 적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몇 명이 사격을 가하고 있는 것인지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채, 병사들은 몸을 숨기고 허공에 총알을 낭비하고 있었다.&lt;br&gt;&lt;br&gt;&lt;br&gt;&amp;nbsp; “젠장할......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간 하나씩 차례차례 당할 뿐이다! 모두 한 번에 안개를 뚫고 가면 놈들도 당해낼 수 없을 거야! 가자!”&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래서는 결국 다 죽을 거라고 느꼈는지, 한 병사가 엄폐물에서 빠져나와 돌진했다. 달려가는 와중에 그는 잠시 고개를 뒤로 돌렸다. 안개로 인해 시야가 좁은 상황에서도, 아무도 그를 따라 뛰쳐나오지 않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분노와 두려움에 차 그는 악을 썼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런.... 비겁한 자식들! 니들이 그러고도 군인이냐! 젠장할!”&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제 와서 멈칫하면 좋은 표적이 될 뿐이기에, 그는 최대한 빨리 다른 엄폐물로 뛰어가려 했다. 그러나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리던 그의 눈이,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것만 같은 눈빛과 마주쳤다. 자신을 정확히 겨누고 있는 여인의 서늘한 눈빛을. 달려가던 그의 몸이 순간 굳었다. 차갑고도 맹렬한 분노로 타오르는 그 눈빛에 병사는 소름이 돋았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총을 겨누기 위해 몸을 돌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 총성과 함께, 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봐 코가! 어떻게 됐나! 코가! 코가!”&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총소리를 들은 동료들이 그를 향해 목청껏 소리쳤다. 그가 떠난 방향은 총성조차 멎은 채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안개 속으로 사라진 동료를 향해 다시 한 번 소리쳤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들은 불안한 시선을 교환하고는, 숨을 죽이고 최대한 자세를 낮춘 채 그 방향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려고 했다.&lt;br&gt;&lt;br&gt;&lt;br&gt;그 순간, 한 발의 총알이 옆에서 날아와서 한 명을 고꾸라뜨렸다. 그 소리가 신호인 것처럼 앞에서도 다시 총알이 날아와 정확히 머리를 꿰뚫자, 그들은 완전히 전의가 꺾여 후퇴하기 시작했다. &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옆에도 적이다! 빠, 빨리 마을로 물러나! 집 뒤에 몸을 숨겨!”&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한순간에 사냥감이 되어 버린 그들은, 몇 명의 동료들이 더 쓰러지는 것도 무시하며 허둥지둥 도망치기 바빴다. 잠시 후, 총성이 멎자 안개 속은 다시 고요해졌다. 더 이상 다가오려는 적이 보이지 않자 다시 합류한 영식과 유키노는 작전을 바꿨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직 남은 놈들이 더 있어. 좀 있으면 안개가 걷힐 것 같은데. 마을 지리는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으니, 뒤에서 기습해 마무리 지어버리자고.”&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흠… 너무 성급한 판단 같은데. 흥분을 좀 가라앉혀. 그렇게 들어갔다간 죽는 건 우리가 될 거야.”&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가 이를 꽉 깨물었다. 직접 몇 명을 쏴 죽였지만 그녀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유키노는 자신의 손으로 사토고로의 복수를 하고 싶었다. 사토고로를 죽인 그놈의 머리에 구멍을 내주고 싶었다.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그 자리에 두었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뭐야, 신발은 왜…?”&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의 질문에 유키노가 길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신발 소리 때문에 적들에게 들킬 수 있으니까. 우리가 어디 있는지 가늠조차 못 하게 해야 하지 않겠어?”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몸을 돌려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식은 그녀의 돌발 행동에 어처구니없어하면서도 제지하진 않았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안개가 걷히기 전에 위치를 옮겨야 했다. 영식은 피식하고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기력이 넘치는 유키노의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lt;br&gt;&lt;br&gt;&lt;br&gt;‘처음부터 밝게 다가가기 작전이 통한 건가!’ &lt;br&gt;&lt;br&gt;&lt;br&gt;자신의 접근법이 성공했다는 데에 내심 뿌듯함을 느끼며, 영식은 굳은 무릎을 풀어 주었다.&lt;br&gt;&lt;br&gt;&lt;br&gt;아직도 5명 정도 남았다. 상황을 보아하니 적을 지휘하고 있는 자가 죽은 것 같지는 않았다. 안개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다 드러날 것이다. 정확한 적의 수도, 적의 대장이 누구인지도, 그리고 사토고로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물론, 그들의 위치도 함께 드러나게 되리라. 영식은 어깨에 총을 메고 유키노를 쫓아갔다. &lt;br&gt;&lt;br&gt;&lt;br&gt;‘우리 둘이서 마무리 지어야 해. 최대한 빨리.’ &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 Mesh &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작가의 말: 전 해결사 같은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lt;br&gt;편집자의 말: 박 영시기 살아 있읐나&amp;gt;?&lt;br&gt;편집자2의 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냥꾼이 강하다는 건 상식입니다. 반박하신다면 무지개 반사.&lt;/p&gt;</description>
      <category>13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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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8 Mar 2026 17:00:0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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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 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12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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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12. 반격.&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lt;br&gt;&lt;br&gt;&lt;br&gt;한편, 후리에서는……&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이, 이봐. 자네가 방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고 있나?”&lt;br&gt;&lt;br&gt;&lt;br&gt;당황한 기무라가 인상을 찌푸리며 남자를 노려보았다. 총구를 떠난 총알은 사토고로의 귓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 바닥에 박혀 있었다. 기무라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남자가 그의 팔을 있는 힘껏 내리쳤기 때문이다. 기무라는 오른팔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쥐고 있던 권총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lt;br&gt;&lt;br&gt;남자는 주먹을 불끈 쥐고 기무라를 마주 노려보았다. 그의 눈은 사토고로를 살리고자 하는 열의로 불타고 있었다. 꽉 쥔 주먹은 밀려오는 압박감으로 인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으나, 망설임 없는 그의 행동이 사토고로의 목숨을 지켜냈다는 사실에 남자는 내심 안도했다. &lt;br&gt;&lt;br&gt;&lt;br&gt;본인이 살아있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사토고로는 꼿꼿이 피고 있던 허리의 힘이 풀려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몇 번의 기침과 함께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습기를 머금은 흙냄새와 피가 흐르는 입술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쇠 맛이 그가 살아있음을 상기시켜주었다. &lt;br&gt;&lt;br&gt;&lt;br&gt;기무라는 오른팔을 몇 번 주무르고는 아무 말 없이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주웠다. 그리고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자신을 방해한 남자의 멱살을 꽉 움켜잡았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내 말 안 들리나? 네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냐고 묻잖아!!”&lt;br&gt;&lt;br&gt;&lt;br&gt;&amp;nbsp; 잠시 숨을 고르며 기무라를 내려다보던 남자는, 멱살을 쥐고 있는 기무라의 팔을 역으로 붙잡았다.&lt;br&gt;&lt;br&gt;&lt;br&gt;&amp;nbsp; “자네라면 겨우 5초도 기다리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 역시나 비열하구만.” &lt;br&gt;&lt;br&gt;&lt;br&gt;&amp;nbsp; 남자가 작은 기합과 함께 힘을 주자 기무라의 팔이 맥없이 멱살에서 떨어져나갔다.&lt;br&gt;&lt;br&gt;&lt;br&gt;&amp;nbsp; “이 개자식! 이, 이거 안 놔!”&lt;br&gt;&lt;br&gt;&lt;br&gt;&amp;nbsp; 기무라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팔을 뿌리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남자의 힘에는 당해낼 수 없었다.&lt;br&gt;&lt;br&gt;&lt;br&gt;&amp;nbsp; “미안하지만 자네에겐 이 자를 사살할 권리가 없어.”&lt;br&gt;&lt;br&gt;&lt;br&gt;&amp;nbsp; 남자가 기무라의 팔을 내팽겨쳤다. 잠시 휘청거리던 기무라는 굴욕과 분노로 작게 육두문자를 내뱉었다. 그의 입술이 눈에 띄게 떨리고 있었다. 겨우 자세를 바로잡은 기무라는 악에 받쳐 남자에게 소리쳤다.&lt;br&gt;&lt;br&gt;&lt;br&gt;&amp;nbsp; “총소리를 오랜만에 들어서 정신이 나갔나? 거기, 네놈 눈썹에 있는 상처도 총을 쏘다 생긴 거였지. 안 그래? 천하의 대일본제국 군인이 그런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상처를 입다니, 수치도 이런 수치가 다 있나!” &lt;br&gt;&lt;br&gt;&lt;br&gt;어떻게든 남자를 깎아내리려는 듯, 기무라는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려 조소를 지었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생각해 보니 네놈은 임무를 나가서 총을 사용한 적이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매번 작전에 실패하는 게 아닌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일 수 있어야지, 승려도 아니고 말이야! 그럴거면 차라리 머리 깎고 절에나 쳐박혀 있지 그래!!”&lt;br&gt;&lt;br&gt;&lt;br&gt;&amp;nbsp; 기무라는 침까지 튀겨가며 열변을 토했다. 분노에 못 이겨 파르르 떨리는 입술이 기무라가 얼마나 동요했는지 보여주었다. 남자는 방금 들은 모욕을 익숙하게 귀로 흘리며 대꾸했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기무라, 나는 여기 쓰러져있는 사내에게 동정심이라든지 그런 걸 느껴서 자네를 막은 게 아니야. 단지 이렇게 일을 처리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되어서 그런 거지.”&lt;br&gt;&lt;br&gt;&lt;br&gt;&amp;nbsp; “닥쳐! 이 게으르고 불충한 조선인 같은 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다!”&lt;br&gt;&lt;br&gt;&amp;nbsp; &lt;br&gt;&amp;nbsp; 남자의 대꾸는 기무라의 화를 더 돋구었다. 그가 말한 내용은 기무라의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남자가 자신의 명령에 대놓고 반항했다는 굴욕감과, 한참 밑으로 여겼던 남자의 힘에 밀렸다는 수치스러움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기무라는 어떻게 이 남자를 처벌할 수 있을지 구실을 짜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잠시만, 조선인?” &lt;br&gt;&lt;br&gt;&lt;br&gt;&amp;nbsp; 문득 기무라의 가느다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먹잇감을 찾은 여우처럼 남자를 응시했다. 점점 안개가 옅어지는 가운데, 남자는 순간 기무라의 눈이 붉게 빛나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기무라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은 채 피곤하다는 듯 마른 세수를 하다가, 그대로 고개를 젖혀 큰 소리로 웃었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하하하! 미안, 미안. 갑자기 재밌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말일세.”&lt;br&gt;&lt;br&gt;&amp;nbsp; 기무라는 낄낄거리며 걸어가 남자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그의 귀 옆으로 입을 가져다대고 속삭였다.&lt;br&gt;&lt;br&gt;&lt;br&gt;&amp;nbsp; “1901년 칠석. 도주하던 조선인을 놓친 한 군인이 있었지. 아니, 정확히는 ‘놓아준’ 군인.”&lt;br&gt;&lt;br&gt;&amp;nbsp; 남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무심코 침을 꼴딱 삼켰다.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만 눈빛은 조금씩 흔들렸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처음에는 단순히 놓친 줄로만 알았지만, 최근에 얻은 제보에 따르면 그 군인이 우리가 찾던 조선인을….. ‘놓아주었다’더군. 제보자가 말하기를, 쌀 두 가마니도 거뜬히 들어올릴 덩치에 걸맞지 않게 손을 벌벌 떨고 있었다는데…. 이봐, 보아하니 자네는 긴장을 하면 손이 떨리는 버릇이 있지? 사격을 하다 눈썹에 상처가 난 것도, 긴장을 너무 많이 한 탓에 손이 떨려 반동을 잡지 못했던 탓이고!”&lt;br&gt;&lt;br&gt;&amp;nbsp; 기무라는 남자의 손을 응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기무라는 남자가 쓰고 있던 모자를 총구로 툭 쳐서 벗겨내었다. 황토색 정모가 나풀거리며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기무라는 미소지으며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lt;br&gt;&lt;br&gt;&lt;br&gt;“어라? 자네 왜 이렇게 긴장했나? 난 그 군인이 자네라는 말은,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는데?” &lt;br&gt;&lt;br&gt;&lt;br&gt;‘함정이구나!’ 남자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의 반응에 확신을 얻은 기무라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크게 웃었다. &lt;br&gt;&lt;br&gt;&lt;br&gt;&lt;br&gt;“하하하! 이렇게 수상한 반응을 보여주면, 안타깝게도 내가 자네를 동료가 아닌 용의자로 취급할 수 밖에 없다네! 오랜 친구로서 정말 유감이지만, 일은 일이니까 말이지…” &lt;br&gt;&lt;br&gt;&lt;br&gt;전혀 안타까워하지 않는 표정으로, 기무라는 총구를 남자에게 겨누었다. 부들부들 떨며 총구를 노려보던 남자는 결국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기무라가 ‘용의자'들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그도 아주 잘 아는 사실이었다. &lt;br&gt;&lt;br&gt;&lt;br&gt;“자네를 체포하겠네. 아,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 ‘조사’ 후에 죄가 없다는 게 밝혀지면 풀려날 테니까. 그때까지 멀쩡히 살아 있다면 말이야, 하하하!”&lt;br&gt;&lt;br&gt;&lt;br&gt;농담처럼 가벼운 어조로 살벌한 말을 내뱉으며 기무라는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경멸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향해 씹어 뱉듯이 중얼거렸다.&lt;br&gt;&lt;br&gt;&lt;br&gt;“그러게 쓸데없이 날 방해하니까 이 모양이 되는 거 아니냐, 이 불손하고 오만한 놈 같으니… 입 닥치고 내가 시키는 일이나 잘 했으면 서로 피곤할 일이 없는데.”&lt;br&gt;&lt;br&gt;&amp;nbsp; 그 순간 안개 속에선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려왔다. 그 소리가 축포처럼 느껴진 기무라는 흡족하게 미소짓고는, 총성이 들린 쪽으로 외쳤다.&lt;br&gt;&amp;nbsp; &lt;br&gt;&amp;nbsp; “이봐! 가능하면 살려놓으라고! 그 녀석들은 이따가 이 놈과 함께 다리부터 부러뜨리고 자백을 받아낼 테니까 말이야!” &lt;br&gt;&lt;br&gt;&amp;nbsp; &lt;br&gt;&amp;nbsp; 하지만 거리가 먼 탓인지 총성 탓인지 그의 말이 부하들에게까지 닿지 않는 듯했다. 그는 혀를 차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가능하면 덜 다치게 잡아 오랬더니… 쯧. 뭐, 한 놈이라도 잡아오면 될 테지. 여기 다른 수확도 있고.” &lt;br&gt;&lt;br&gt;&lt;br&gt;&amp;nbsp; 잠시 뒤, 그의 부하 한 명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채 안개를 헤치고 뛰어왔다. 한 손에 자신의 모자를 들고 비처럼 흐르는 땀방울을 채 닦지도 못한 그 병사는, 기무라 앞에 멈춰서며 거의 쓰러질 뻔 했다가 겨우 자세를 잡았다. 기무라는 그를 보고 싱겁다는 듯이 시큰둥하게 물었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뭐야, 벌써 다 끝내고 왔어?”&lt;br&gt;&lt;br&gt;&amp;nbsp; “아닙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안개 속을 헤치며 뒤져보았지만, 마을에 사람은 커녕 쥐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심지어 누군가의 저격으로 인해 아군 한 명이 당했습니다!”&lt;br&gt;&lt;br&gt;&amp;nbsp; 예상치 못한 보고에 기무라가 팍 인상을 썼다.&lt;br&gt;&lt;br&gt;&amp;nbsp; “일 처리하는 꼬락서니 하고는…. 이런 작은 산골 마을에 숨어 사는데, 짐승 잡을 총 정도는 당연히 가지고 있겠지! 그리고 저격은 무슨, 겁에 질려 마구 쏴댄 총알이 어쩌다 맞은 거겠지. 이런 안개 속에서 총에 맞다니 운이 지지리도 없군. 부상 정도는?”&lt;br&gt;&lt;br&gt;&lt;br&gt;&amp;nbsp; 기무라의 부하는 벗은 모자를 두 손에 꼭 쥔 채로 벌벌 떨며 대답했다.&lt;br&gt;&lt;br&gt;&amp;nbsp; “아뇨, 그게, 부상이 아니라, 정확히 이마 정 가운데…. 즈, 즉사했습니다.”&lt;br&gt;&lt;br&gt;&lt;br&gt;&amp;nbsp; “뭐!?.”&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 Mesh&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작가의 말: 마지막까지 봐주세요!&lt;br&gt;편집자의 말: 숨겨왔던 나의~&lt;/p&gt;</description>
      <category>12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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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2 Mar 2026 18:33:1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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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 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11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8</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11. 은인.&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여월과 타케루는 서둘러 산을 올랐다. 어둡고 낯선 길에 눈앞이 캄캄한 타케루는 길을 아는 여월의 손을 놓칠 수 없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미궁과도 같은 산속에서, 여월은 자신을 이끄는 길잡이와도 같았다. 여월은 자신보다 체격이 큰 타케루의 팔을 잡고 끌면서도, 나무에 긁히지 않을까, 맹수가 나타나진 않을까 계속 주변을 경계했다.&lt;br&gt;&lt;br&gt; 타케루는 멍한 표정으로 여월에게 끌려가면서 방금 전 일어났던 일을 계속 곱씹었다. &lt;br&gt;&lt;br&gt;&lt;br&gt;'방금 그놈들은 대체…누구인 거지?' &lt;br&gt;&lt;br&gt;'사토고로 씨는 괜찮을까?...&amp;nbsp;&amp;nbsp;왜 유키노 씨는 우리를 도망치게 하고 혼자 남은 거지...?'&lt;br&gt;&lt;br&gt;이 혼란스러운 상황과 생각들에, 타케루의 정신 또한 미궁에 빠진 것만 같았다. &lt;br&gt;&lt;br&gt;크고 작은 바위로 둘러싸인 길을 지날 무렵, 문득 풀이 바스락거리던 소리가 멈췄다. 여월에게 붙들려 가던 타케루가 제자리에 멈추어 선 것이다. 그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뭐 하시는 거예요! 벌써 지치셨어요? 어서 가야 한다니까요!”&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여월이 급하게 두 손으로 타케루의 굵은 팔을 잡아당겼지만, 그는 뿌리박힌 돌덩이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이럴 시간이 없어요! 빨리 후리까지 가야…!”&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결심한 듯 단호하게 여월의 손을 뿌리쳤다. 모든 사실이 미궁 속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미궁을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 파고들어가야만 했다.&amp;nbsp;&amp;nbsp;그는 여월을 바라보며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솟아오르는 두려움을 투지로 바꾸려는 듯 꽉 다문 그의 턱이 파르르 떨렸다. 자신의 행동이 그녀에게, 아니 마을 사람까지 포함한 모두에게 민폐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손을 뿌리칠 수밖에 없다는 자책감에 타케루의 속이 아렸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타케루씨!”&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녀가 다급하게 소리쳤다.&lt;br&gt;&lt;br&gt;&lt;br&gt;&amp;nbsp; “미안. 분명 여기서 일어난 일들을 궁금해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방금 일어난 일을 보니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는 없을 것 같아. 있잖아, 나 다시 돌아가 보면 안 될까?”&lt;br&gt;&lt;br&gt;&lt;br&gt;&amp;nbsp; 그 말을 듣자마자 타케루의 팔을 잡고 있던 그녀의 작은 손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곧 힘없이 떨어졌다. 여월은 입술을 깨물며, 손의 떨림을 감추기 위해서 양손으로 팔짱을 꼈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돌아가면….”&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여월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사실 그녀는 이미 어느 정도 포기했다. 이제 와서 타케루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납득하고 있었다. 최고의 음식을 찾는다는, 그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홀몸으로 온 일본을 가로지른 사내였다. 여월은 타케루를 붙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붙잡고 싶었다. 유키노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 둘이 도망칠 시간을 벌어 준 사토고로의 희생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타케루가 해를 입을까 두려웠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말로 그를 설득하는 것뿐이었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돌아가면… 당신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유키노 씨가 한 말 잊었어요? 저희는 이 산을 넘어서 후리로 가야 한다고요! 저희의 일에 대해서 쓸데없이 오지랖을 부리지 마세요! 그저 요리사일 뿐인 당신이, 돌아가 봤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오히려 남은 분들의 싸움에 방해만 된다고!”&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여월의 외침에 검은 낙엽들이 놀란 듯 하나둘 떨어져 바위에 내려앉는다. 길인 듯 길 같지 않은, 바위들이 만든 틈 사이에서 그들은 서 있었다.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표시해 놓은 듯 낮게 뻗은 나뭇가지에 흰색 천이 묶여 있었다. 여월은 그 천을 힐끔 올려다보았다. 그 천을 따라 계속 가다 보면 거대한 구렁이가 터놓은 듯한 고개가 나오고, 그 입구에 작은 오두막이 있다. 주변에 있는 소나무로 급하게 지어서, 세월이 지나며 벽과 지붕이 쩍쩍 갈라져 마치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그 오두막. 전리 사람들에게 소식을 받고 전하기 위해 후리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항상 그 오두막을 지키고 있다. 여월은 서둘러 가서 사태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그러니 한 시라도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나는, 나를 구해 준 은인을 저버릴 수 없어. 후리로 간다고 했었지. 그럼 최소한 전리에 남은 사람들을 후리로 대피시키는 것만이라도 도울 수는 없을까?”&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여월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강경하게 말을 해 보았자 그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타케루는 돌아가기를 원했고, 그 의지는 밤을 새어 초췌해진 얼굴에서도 불타는 눈빛을 통해 선명히 드러났다. 그녀는 타케루를 향해 몇 발자국 다가갔다. 그녀가 발을 내딛을 때마다 낙엽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둘 사이의 침묵을 채웠다. 이윽고 타케루 앞에 선 여월이, 그의 양손을 꼭 쥐었다. &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하...그럼 저도 갈게요.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혼자 보내요, 또 산속에서 길 잃고 쓰러지면 어떻게 하려고.” &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녀는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렸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여태까지 침착한 척 했지만 그녀의 걱정은 더 숨기기 어려울 만큼 부풀어올랐다. 희미하지만 날카로운 총성이 다시 한 번 들린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타케루의 이성이 끊어지는 듯했다. 가슴속엔 그들을 향한 분노가 몸부림치고 있었다. 타케루는 참을 수 없었다. 여월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곧바로 뒤돌아서 어둠이 드리운 숲속을 뛰어내려갔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어차피 이 정도 소리면 오두막까지 들렸을 거예요! 타케루 씨, 내려가면서 잘 들으세요!”&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아무리 급해도 귀는 열려 있어! 말만 하…엇!”&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서둘러 내려가던 타케루가 나뭇가지에 발이 걸려 휘청거렸다. 결국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는 자갈이 깔린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손바닥과 팔뚝이 먼저 바닥에 닿아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손이 바닥에 쓸리면서 상처가 났다. 서둘러 일어선 타케루는 옷자락을 찢어 상처가 좀 더 심한 오른손에 붕대처럼 감았다. 뒤를 돌아본 여월이 외쳤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다시 내려갈 때 이걸 명심해요. 첫째, 내려갈 땐 제가 먼저 간 길로 뒤따라 올 것. 둘째, 도착도 하기 전에 부상자가 되지 않을 것.”&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고개를 끄떡인 후, 한층 조심스러워진 발걸음으로 여월을 따라 내려갔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 씨, 앞 잘 보면서 들으세요. 맨 처음에 사토고로 씨가 낸 비명은 저희를 위한 경고였어요. ‘침입자가 왔으니 모두 경계태세를 갖추고 후리에 이 상황을 전파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죠. 언젠가 이런 날이 올 때를 대비해 저희끼리 대비책을 세워 놓았거든요.”&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아, 그래서 유키노 씨가….”&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여월의 뒤를 바싹 쫓아갔다. 한시라도 빨리 내려가야 하는데, 어둠과 수풀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이 이상 속도를 내게 된다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을 그도 알았다. 길을 잘 아는 여월의 속도에 맞추어, 손에 닿는 나뭇가지들을 지지대 삼아 잡고 내려가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래도 사토고로 씨의 희생이, 마을 사람들이 피할 틈을 만들어 준 게 다행이네. 혹시 그분들도 후리로 향하는 거야?”&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 그건….”&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고 우뚝 섰다. 타케루는 속도를 급히 줄였다. 그녀와 거리를 약간 벌려서 가고 있지 않았더라면 부딪혔을 것이다.&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 “혹시 나를 기다려주고 있는 거라면 좀 상처인데. 이래 봬도 잘 따라가고 있단 말이야.”&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딱딱한 분위기를 조금 풀어보려 타케루가 농담을 던졌다. 여월이 뒤를 돌아, 자신의 바로 뒤까지 내려온 타케루를 올려다보며 말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 타케루 씨. 혹시 제가 나중에 때가 오면 말씀드린다고 한 거, 기억하세요?”&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어, 기억하지. 근데 지금은 빨리...”&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타케루가 의아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야 할 길과 그녀를 번갈아 바라보며 재촉했다. 여월은 인상을 찌푸린 채, 당장이라도 먼저 뛰쳐나갈 것만 같은 타케루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 씨, 지금이 그 ‘때’인 것 같아요.”&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순간 고개를 돌려 여월을 바라보았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 그 ‘때’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어? 지금은 분명 그런 순간이 아닌 것 같은데…”&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가 고개를 갸웃하며 잡힌 옷자락을 뿌리치고 계속 나아가려 하자, 여월은 포기하지 않고 타케루를 앞지른 후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조급해진 타케루가 다시 그녀를 재촉하려 했으나, 여월은 그가 말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일단 지금은 제 말을 잘 들으세요. 타케루 씨가 이곳에서 본 마을 사람들은 저를 포함하여 총 네 명이죠. 맞나요?”&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말문이 막힌 타케루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좋아요. 타케루 씨가 알아야 할 것은, 전리의 주민이 이 네 명이 전부라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모두 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싸울 줄 아는 정예 인원들이죠.”&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여월이 잠시 말을 멈추고 타케루의 반응을 살폈으나, 타케루는 입을 열지 않았다. 미간을 찌푸린 채 방금 들은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었다.&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 마을은 어찌 보면 함정이에요. 가짜 마을이죠. 들켜도 전혀 문제가 없는.”&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총성이 수차례 더 들렸다. 산 중턱에서 들은 총성과 다르게 그 울림이 컸다. 여월은 그 소리를 듣고, 작게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두 번째 총성까지는 걱정했어요. 혹시나 싸워보지도 못하고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이제는 확신해요. 그분들이 마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는 걸요.”&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은 전리의 전우 세 명이 아래에서 적과 싸우고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지금 여월을 움직이는 건,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동료애였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니...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무장을 하고 있다지만, 단 셋이서 적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여우불이라도 나타나서 도움을 주지 않는 이상은...”&lt;br&gt;&amp;nbsp;&lt;br&gt;&amp;nbsp; 기대와 염려가 섞인 타케루의 말을 들은 여월이, 단호하게 말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 씨, 후리에서는 약한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지 않아요.”&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 Mesh&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lt;br&gt;편집자의 말: 타케루 왈 궁금한건 못 참아~ ,&lt;br&gt;뭐야 힘을 숨긴 마을이었어?&lt;/p&gt;</description>
      <category>11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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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4 Mar 2026 17:30:3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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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10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7</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10. 총성. &lt;br&gt;&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 “자네 지금 무슨 짓을 한 겐가?!”&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남자가 기겁해서 소리쳤다. &lt;br&gt;&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지금 이 자가 계속해서 이 조선인의 얼굴을 모른다고 하고 있어. 감히 천황 폐하의 군인에게 거짓말을 하는 자에게 마땅한 벌을 준 것인데 뭐가 문제지?”&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무리의 대장처럼 보이는 사내가, 삐딱하게 선 채로 손에 쥔 사진을 흔들며 답했다. 눈매가 뱀의 혀처럼 길게 찢어져 있고 입이 삐죽 튀어나와 꼭 닭의 부리와도 같았다. 그는 오른쪽 눈에 낀 회갈색 단안경을 신경질적으로 매만졌다. &lt;br&gt;&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렇지만 기무라, 이건….”&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 “이봐.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지금 상관은 나고 결정도 내가 한다네. 자네를 믿고 일을 맡겼더니만 오히려 일을 더 벌이고 왔지! 안 그런가? 그 모양이니 나보다 먼저 군에 들어와 놓고 계급은 내 아래이지 않나! 내 말이 틀렸나?”&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기무라'라고 불린 그 사내는,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는 권총을 권총집에 집어넣고 시커멓게 재가 묻은 검은 색 군복을 털어내었다. 그는 쓰러진 사토고로를 흘깃 쳐다보더니 흙바닥에 카악-하고 가래침을 뱉었다.&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우리에게 명령이 떨어졌을 때 기억하나? 뭐라고 적혀 있었지?&quot;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quot;이번 일의 통솔권과 통제권은 조장(曹長) 기무라에게 맡긴다...&quot;&lt;br&gt;&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quot;그래. 소수의 인원들만 데리고 온 이유는 비밀스럽게 일 처리를 하기 위해서지, 내 그릇이 작기 때문은 아니다 이 말이야. 자네가 나한테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가 아니라고.”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기무라는 끼고 있던 갈색 가죽장갑을 벗고는, 움츠러든 남자의 명치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lt;br&gt;“그러니까 자네는, 내 말을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한다. 군인이란 놈이 그것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방금 전 총성이 만들어낸 비릿한 화약 냄새가 안개에 실려 퍼져나갔다. 기무라는 군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사슴 가죽으로 만들어진 담배쌈지를 꺼냈다. 그리고 일개 군인의 것이라기엔 꽤 사치스러운 백동(白銅) 담뱃대를 꺼내들어, 자랑하듯 천천히 담뱃잎을 채워넣고 이내 불을 붙였다. 입안 가득 연기를 머금고선 이내 내뱉더니, 그 맛이 썩 괜찮았는지 입꼬리를 살짝 씰룩거렸다. 그는 한 번 더 연기를 머금고 내뱉은 후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아~ 이제 알겠다! 총소리 때문에 이곳에서 꽁꽁 숨어있던 사람들이 도망갈까 봐 그러는 겐가~? 걱정하지 말게! 도망쳐도 적당히 몇 놈 쏴버리면 죽기 싫어서라도 얌전히 잡힐테니.”&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렇게 말하며 기무라는 어린아이처럼 킥킥대며 웃었다. 뱀 같은 눈매에 잡힌 주름이 눈웃음에 더욱 두드러지며, 기무라의 얼굴은 기묘하게 늙은이처럼 보였다. 웃음을 멈추고, 그는 다시 한번 담뱃대를 입에 대며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다. 말은 필요 없었다. 이 마을에 남은 이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라는 것 말고 달리 내려올 명령도 없었으니. 병사들은 그 신호를 보자마자 그 즉시 소총을 견착한 채 안개를 뚫고 뛰쳐나갔다. 기무라는 문득 생각이 난 듯, 앞서나가던 자신의 충실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아! 가능하면 덜 다치게 해서 잡아와라! 멀쩡한 놈들이어야 고문하다 말도 못하고 죽어버리지 않으니까! 여기 이미 잡은 이 놈은…불안불안하거든.”&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amp;nbsp;바닥에서 나뒹굴며 신음하는 사토고로를 기무라가 군홧발로 툭툭 쳤다. 그는 자리에 쪼그려 앉아 사토고로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고, 입 안에 머금은 담배 연기를 사토고로의 얼굴에다 내뱉었다. 독한 연기를 뒤집어쓴 사토고로는 기침하며 괴로워했다.&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이봐. 나는 천황 폐하를 배신한 놈은 같은 황국 신민으로 취급 안 해. 은혜도 모르는,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지. 바로 너처럼 말이야. 또 귀찮게 했다가는 다리 하나로 안 끝나.”&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경멸을 담아 말하며, 기무라는 권총을 꺼내 들고 사토고로의 이마에 총구를 겨눴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다음은…, 여기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는 피식 웃으며 총을 장전한 뒤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렸다. 사토고로는 잔뜩 충혈된 눈으로 기무라를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들이받을 듯한 성난 황소와도 같았다.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는 사토고로가 여전히 굴복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하!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네가 죽어버려도 물어볼 놈은 많아. 이 야심한 밤에 산골짜기에서 도망쳐봤자 얼마 못 가서 다 잡히겠지. 산 놈이 적어도 10명가량은 있을 테니 충분하지 않겠어? 이 산골에 똘똘 뭉쳐서 우리 몰래 이상한 일을 꾸미고 있으려니, 얼마나 좋았을까? 어? 안 그러냐?”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기무라는 사토고로의 머리채를 거칠게 바닥에 내팽겨쳤다. 사토고로는 반항은 커녕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옆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기무라는 일어서서 다시 사토고로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그러니까 빨리 말해. 이 사진 속 남자가 어디로 갔는지. 이미 다 들통났어. 누군지 모른다고 발뺌해봤자 좋을 건 없을 거다. 알다시피, 난 기다리는 걸 잘 못해.”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다리에 총상을 입은 사토고로는 일어설 수 없었다. 아니, 일어서기는 커녕 몸을 일으켜 앉는 것조차 힘겨웠다. 계속되는 구타에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가 도망갈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쪽 팔로 땅을 짚고 일어서려는데 코에서 피가 쏟아졌다. 가뜩이나 안개 때문에 시야가 흐린 데에 더해, 두 눈이 충혈되어 더더욱 앞을 볼 수가 없었다. 그의 가느다란 두 팔이 새벽바람에 의한 추위 때문인지, 아니면 죽음을 앞둔 공포 때문인지 심하게 떨렸다. 사토고로는 그 떨림이 추위에 의한 것이길 바랐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내 소리를 듣고 잘 도망쳤을까.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끌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미안하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사토고로는 다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이기고 힙겹게, 하지만 의연하게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두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했다. 불어오는 바람 소리, 그 바람에 풀과 나무들이 흔들리는 소리, 소란을 느낀 벌레들이 이리저리 도망치는 소리, 그리고 그 벌레만도 못한 인간들이 그의 동료들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소리. 몇 초 동안 집중한 사토고로는, 이내 안도한 채 숨을 깊게 내쉬었다. 병사들이 아직 다른 동료들을 찾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떨면서도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하며,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눈 기무라가 보였다. 악마와도 같은 형상을 한 기무라는 이미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고 당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웃어? 당장 죽을 처지가 되니 실성을 했나? 시간은 이미 충분히 줬다. 하지만 나는 자비로우니까, 네게 추가시간을 주도록 하지. 5초. 5초 내로 대답하지 않으면, 네놈의 머리에 구멍이 뚫린다. 그럼, 5.”&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기무라는 사토고로에게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초를 세기 시작했다. 그러나 말할 생각 따윈 없는 사토고로에게는 그 짧은 시간도 무의미했다. 그는 대신 그 시간을 기도하는 데 쓰기로 했다. 부처님께, 신령들에게, 아니면 서역의 천주라도 좋으니, 동료들이 무사히 도망치게 해주기를. 그곳에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기를. 자신 앞에 있는 악마들에게 합당한 벌이 떨어지기를. 이윽고, 그의 눈 앞에 먼저 떠난 아들이 어른거리는 듯 했다. 드디어, 다시 만날 수 있겠구나, 하고 사토고로는 중얼거렸다.&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4, 3...”&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초를 세던 기무라가, 죽음을 앞두고도 평온한 사토고로를 김이 샜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얌전히 죽겠다면 원하는대로 죽여주면 되는 일이었다.&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 더 이상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기무라는 남은 시간을 세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안개가 뭉게구름처럼 감싼 산골 마을에, 다시 한 번 총성이 울렸다.&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작가:Mesh&lt;br&gt;&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lt;br&gt;ㅡ천황 폐하의 은혜(유통기한 40년)&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10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재담</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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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5 Feb 2026 12:56:3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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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 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9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6</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9. 긴 밤. &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우거진 푸른 수풀이 바람에 흔들린다. 낮에는 새들이 쉬어가며 지저귀던 푸르른 들판이, 밤이 되어 얼핏 고요해진 듯 하지만, 귀를 기울이면 여전히 풀벌레들의 울음소리가 무성하다. 방아깨비와 귀뚜라미들이 풀숲에서 이리저리 뛰어오르는 모습에서, 문득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타케루는 말없이 숨을 들이켰다. 어렸을 적 아버지와 냇가에서 밤낚시를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도 청명한 밤하늘 아래서 무수한 풀벌레 울음이 그의 귀를 간질였다. 타케루는 좀처럼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 분명히 잡았다 싶은 순간 달아나기를 반복하니, 가슴이 답답해 괜히 성질이 났다. 아버지는 그를 보고 큰소리로 웃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어떠냐, 타케루. 어렵지?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건 없다. 요리사가 구해오는 식재료들도 다 누군가의 땀과 끈기의 결실이야. 그렇기에 우리는 주어진 식재료에 감사하면서, 성의와 정성을 다해 요리해야 한단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 가뜩이나 물고기 한 마리도 못 잡아서 짜증 나는데, 그런 말 한다고 뭐가 들리겠어요? 전 단지 재미로 낚시 온거거든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가 연신 투덜거렸다. 부루퉁한 게 뒷모습으로도 훤히 보이는 까까머리 아들이, 아버지 눈에는 마냥 귀여워 보였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래도 타케루, 이 말은 잊지 마라. 어떠한 상황에서든 연(緣)이 있다는 것을. 지금 힘들게 잡고 있는 저 물고기들도 너를 성장시키는 ‘연’인 셈이야. 네가 훌륭한 요리사가 되어서도, 또 그 이후에도, 새로운 ‘연’이 생겨날 거다. 네가 성장하기 위한 그러한 ‘연’이 보인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거라.”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케루의 낚싯대가 강하게 흔들렸다. 타케루는 있는 힘껏 대를 당겼다. 수 시간 만에 겨우 결실을 얻은 낚싯대의 끝에는, 작은 송사리 하나가 파닥거리고 있었다.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차츰 떨어지는 기온에, 이슬 맺힌 풀잎이 그 무게에 고개를 숙인다. 벌레들은 잠이 없는 것처럼 줄곧 찌르르 울음소리를 내었다. 그 속에서, 여월은 둘만의 봄을 만들었고 타케루는 그런 여월의 머리칼을 넘겨주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침묵과 눈웃음으로 대화했다. 고요한 숲속에 두 사람만 남은 것 같았다. 바람이 부는 소리도, 벌레들의 울음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amp;nbsp;&lt;br&gt;&lt;br&gt;&lt;br&gt;그러는 사이, 온도는 한층 더 내려가 사방에 옅은 안개가 내려앉았다. 안개는 산을 타고 올라와 마을을 뒤덮었다. 차가운 새벽의 흙냄새가 안개에 실려 퍼졌다.&amp;nbsp;&lt;br&gt;&lt;br&gt;&lt;br&gt;깜깜한 밤. 사방으로 우거진 숲. 그 깊은 산속 어딘가, 짙어지는 안개 사이에서, 수풀을 헤치고 한 무리의 사내들이 걸어나왔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산속 자그마한 마을까지 다다른 그들은, 가장 먼저 보이는 방문을 ‘쾅’하고 열어젖혔다. 타케루와 여월은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안개와 어둠으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기 힘들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누군가를 방 안에서 끌어내었다. 다 찢어지고 해져 누더기가 된 유카타를 입고 있던 그 사람은, 방 밖으로 나오자마자 큰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를 끌어낸 사내가 입 닥치라는 듯이 주먹으로 남자의 배를 가격했다. 남자는 ‘억’ 소리를 내더니 배를 부여잡고 침을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타케루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숨이 턱 막히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 마을의 누군가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 생각에 타케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소리가 난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잠시만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월이 작게 외치며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타케루의 귀에는 닿지 않았고, 그는 멈추지 않고 달려갔다. 앞만 보고 달리던 그를 한 여인이 가로막았다. 유키노였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유키노 씨!”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유키노를 보고는 놀라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는 흥분과 두려움, 긴장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돌아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하지만 단호히 말했다. 그 사이 타케루를 따라잡은 여월이 그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 씨, 참으셔야 해요! 괜히 달려들었다간…!”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 마을 사람이 위험에 처했다. 그런데 도우러 뛰어가는 외부인 타케루를, 이 마을 사람들인 유키노는 가로막고 있고 여월은 옷자락을 잡아끌고 있다. 도저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없던 타케루는 이를 꽉 물었다. 목에 핏대가 섰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같은 마을 사람이 두들겨 맞고있는데 왜 나를 막는 거지? 저렇게 비명까지 질렀는걸. 누군지는 모르겠지만….잠깐!’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순간, 유키노의 어깨 너머로, 조금 더 가까워진 그 폭력의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의문의 사내들에게 끌려나와 두들겨맞고 있는 건, 유키노의 남편 사토고로였다. 밤새 잠을 자지 못해 두 눈이 벌게진 채로, 그의 타는 듯한 시선이 다시 유키노를 향했다. 타케루는 외쳤다.&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왜 저를 막으시는 거죠? 지금 당신 남편 사토고로씨가 맞고 있다고!”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나도 알아….”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알면서 왜! 왜 막는 건데! 왜….”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월아, 이분을 데리고 후리로 피신하거라. 여기는 우리가 맡을 테니.”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유키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여월에게 지시하는 그녀의 말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타케루는 자신의 물음에 답을 해주지 않는 유키노가 원망스러웠다. 그의 머릿속은 당장 사토고로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타케루는 둘을 뿌리치려 애쓰며 사토고로가 있는 저 앞을 바라보았다. 발길질이 멈추고, 짙은 안갯속에서 작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웅성거림은 한동안 이어지다 점차 작아지더니, 이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조용해졌다. 그리고,&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총성.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사토고로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에 고꾸라졌다. 타케루와 여월의 눈동자가 크게 요동쳤다. 심장이 순간 멎었다. 몸은 분노로 떨렸지만, 마음은 두려움에 차 타케루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입을 작게 벌린 채 허수아비처럼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여월아! 어서!”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유키노의 외침에 퍼뜩 정신을 차린 여월이 타케루를 끌어당겼다. 타케루는 여월에 의해 끌려가는 와중에도, 총성이 울려퍼진 그 안개 너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순간, 그의 시선이 유키노에게 향했다. 유키노는 떨고 있었다. 산골 새벽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그녀가, 지금은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다. 두려움인가, 분노인가, 슬픔인가. 타케루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 모두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울고 있다는 것 만큼은 타케루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곧 그녀는 새벽의 안개 속으로, 집어삼켜지듯 멀어져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Mesh&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 &lt;br&gt;&lt;br&gt;ㅡ편집자의 말1.&lt;br&gt;긴: 말 안 하겠다. 야식 먹지마라.&lt;br&gt;밤: 에 먹으면 다 살이다...&amp;nbsp; &lt;br&gt;ㅡ작가의 말 &lt;br&gt;하... 엎드려 &lt;br&gt;&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9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재담</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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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8 Feb 2026 11:30:3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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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8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5</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8. 가장자리에 놓인 별.&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 타케루는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아마 그가 이 방에서 다시 깨어나기까지 한참 쓰러져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 들은 이야기 또한, 그가 잠을 설치는 데에 한 몫 했으리라. 여월과 유키노가 했던 말이 종을 친 것처럼 은은하게 머릿속에 거듭 울려 퍼졌다. 그들이 겪은 고통, 슬픔, 분노, 그 모든 감정이 하나의 화살이 되어 타케루의 마음에 꽂혔다. 점점 복잡해지는 생각들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 날 아침에 멀쩡히 이 마을을 떠나려면 조금이라도 더 자야만 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타케루는 우선 엉망으로 얽히고설켜 답답해진 머릿속부터 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면 조금은 괜찮아지겠지.’&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그는 일어나 문을 열고, 새벽녘이 피워내는 선명한 풀 내음을 힘껏 들이마셨다. 타케루의 코를 강타하는 생생한 자연의 향이 그를 조금 진정시켰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하아, 좋네. 이런 곳에 마을이 있을 줄이야. 우연히 여기에서 하룻밤도 묵게 되었고. 여행의 마지막은 상당히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는걸.”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는 오랜 여행으로 굳은 몸을 풀어주기 위해, 기지개를 켜며 근육을 풀었다. 뻣뻣한 목도 고개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함께 풀어주었다. 몸이 이완되자, 나른해진 타케루는 이제야 개운하게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타케루가 기지개를 펴던 그 자리에는 타케루 혼자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그가 목을 풀기 위해 고개를 쭉 아래로 내리자, 조잡하게 만들어진 돌계단 밑에 조용히 앉아있던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타케루는 뭘 잘못 봤나 싶어 두 눈을 비비더니, 연신 껌뻑거리며 다시 발밑을 보았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에… 뭐야!!!”&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아…, 저에요, 저 여월이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월이 쪼그려 앉은 채로 멋쩍게 손을 살짝 흔들어 인사했다. 타케루는 마치 귀신을 본 것 마냥 철렁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란 심장이 쿵쿵 뛰며 그의 가슴 속을 두들기는 걸 애써 진정시켰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직까지 안 주무시고 계신 줄은 몰랐어요. 놀라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잠이 오질 않아서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 아니에요. 저도 잠이 오질 않았는걸요. 잠깐 밤공기 좀 마시려고 했어요. 하마터면 까무러쳐서 영원히 잘 뻔했지만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재미 없는 농담을 하며 여월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여월은 머뭇거리며 조금 거리를 벌렸다. 그녀는 타케루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lt;br&gt;&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저기…, 타케루 선생님. 저한테 말 놓기로 하셨는데, 벌써 잊으셨나요.”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뇨? …가 아니라 아니! 전혀 잊지 않았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는 듯 말했지만, 그의 부자연스러운 말투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 선명하게 드러냈다.&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크흠….그, 여월 씨도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편하게 타케루 씨라고 부르는 게 어때? 그게 서로 편하지 않겠어?”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말을 들은 여월이 피식 웃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네, 타케루 씨.”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미소짓는 여월의 귀가 봉숭아 물을 든 것처럼 서서히 붉어졌다. 그녀도 호칭을 갑자기 바꾸는 게 익숙하지 않은 듯 보였다.&amp;nbsp;&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사실, 안 주무시고 계셨으면 했어요. 내일 아침 일찍 떠나시잖아요. 더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쉽더라고요. 그렇다고 이렇게 놀래켜드릴 생각은 없었는데….”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amp;nbsp;여월은 타케루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썼다. 내심 그와 한 번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막상 실제로 마주하니 그녀도 부끄러웠던 것이다. 달빛만이 흐릿하게 비추는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수줍은 감정을 알아챈 타케루는 그녀의 바람대로 말을 걸어주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런 곳에 마을이 있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어. 이렇게 깊은 산골짜기에서 사람들이 작게나마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 ‘작게나마'라고 해서 전혀 깔보거나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다시 생각해도 이런 산골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아, 또 실수해버렸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말동무를 해주려고 애써서 말을 걸다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눈이 점차 어둠에 적응해갈 즈음, 타케루는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보았다. 여월을 울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타케루는 기겁하며 즉시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미안! 고의로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어! 한 번만 용서를….”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큽…”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저…여월아?”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푸흡…하하하하!”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월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타케루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서, 허리는 여전히 숙인 채 얼굴만 들고 여월의 반응을 살폈다. 여월은 계속해서 배를 잡고 웃더니,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말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후… 아니에요.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사실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사실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월이 말을 하다 말고 ‘아차’하고 깜짝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또 말실수할 뻔했네요. 타케루 씨 같은 분은 오랜만이라 또 경계심이….”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 비밀이라면 굳이 말할 필요 없어. 궁금하지도 않으니까. 어쨌든… 내 말에 기분 상하진 않았다는 거지?” &lt;br&gt;&lt;br&gt;&amp;nbsp;&lt;br&gt;&lt;br&gt;&lt;br&gt;&amp;nbsp; “네, 그럼요! 하지만 이대로 얘기를 끝내기는 아쉬우니까, 음… 나중에 ‘때’가 오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주춤주춤 다시 허리를 펴고 자리에 앉아 여월을 마주 보았다.&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때’가 온다는 것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새벽 4시. 점차 서쪽으로 넘어가는 달빛이 은은하게 여월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달빛에 비친 여월의 미소가, 묵직한 밤의 어둠을 몰아내며 스스로 빛나는 듯 했다. 그 따스한 웃음이 새벽의 추위도 잊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벌써 봄이 왔나, 타케루의 머릿속에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쳤다.&amp;nbsp;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때’ 말이에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잔잔한 바람이 불었다. 달의 숨결과도 같이 부드러운 그 바람이, 여월의 머리칼을 가볍게 훑고 지나갔다. 곱게 빗은 머리카락이 흩날려 그녀의 이마를 덮었다. 타케루는 무심코 숨을 멈추었다.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타케루는 여월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여월의 곱절은 되어보이는 타케루의 거친 손이 그녀의 매끄러운 머리결에 닿았다. 그는 조심스레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달빛이 흐붓하게 둘을 비추고 있었다.&amp;nbsp;&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그래, 그때 꼭… 다시 얘기해주렴.”&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 Mesh&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lt;br&gt;ㅡ편집자의 말: 타케루 너 뭐냐...&lt;/p&gt;</description>
      <category>8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재담</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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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2 Feb 2026 20:58:4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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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7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4</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7. 유키노. &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산속이라 그런지 많이 춥네요. 들어가서 주무시지 않으시고요.”&lt;br&gt;&amp;nbsp;&lt;br&gt;&lt;br&gt;&amp;nbsp;어색한 침묵을 깨고 타케루가 말을 걸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러는 당신은 안 자고 왜 나온거죠? 이렇게 추운데 밖에 무슨 볼일이 있다고?”&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타케루를 흘겨보며 차갑게 답했다. 그녀는 산골 추위에는 맞지 않는 얇은 옷을 입고 있었으나, 이런 날씨에 익숙한지 전혀 추운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쌀쌀맞은 반문에는 외부인인 타케루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음이 묻어났다. &lt;br&gt;&amp;nbsp;&lt;br&gt;&amp;nbsp; “이방인인 저를 쫓아내지 않고 재워주시는 것에 직접 감사를 드리려고 왔습니다.”&amp;nbsp; &lt;br&gt;&lt;br&gt;&lt;br&gt;&amp;nbsp; 그 말에 유키노는 고개를 돌려 타케루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큰 키와 굵은 팔뚝이 그녀의 눈을 들어왔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키도 훤칠하고 아직 젊어 보이는 사람이 산속에서 길은 왜 잃어버려 가지곤…, 감사 인사는 여월이한테나 하세요. 여월이 아니었으면 무조건 내쫓았을 거였으니까.”&lt;br&gt;&lt;br&gt;&amp;nbsp; &lt;br&gt;&amp;nbsp; &amp;nbsp;타케루에게 더 할 말은 없었는지 유키노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어깨가 많이 뭉쳤는지,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면서도 왼쪽 어깨를 연신 주물러댔다. 어깨를 두드리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타케루는 유키노가 쌀쌀맞은 겉모습과 달리 속으로는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문득 그는 그 느낌이 대화의 물꼬를 틀 계기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타케루는 그 사소한 직감을 놓치지 않았다.&lt;br&gt;&lt;br&gt;&lt;br&gt;&quot;어깨가 많이 뭉치신것 같은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풀어드릴까요?&quot; &lt;br&gt;&lt;br&gt;&lt;br&gt;&quot;뭐라고...?&quot;&lt;br&gt;&lt;br&gt;그는 빠르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타케루의 손길이 닿은 것을 느끼자 유키노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하고 얘기도 안 해주실 것 같아서요. 확실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마님!”&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가 넉살좋게 웃으면서 유키노의 어깨를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설령 아프지 않을까 염려하며 힘 조절도 신경 쓰면서 손을 움직였다. 그녀의 어깨는 돌이라도 박혀있는 듯 매우 단단했다. 그는 점점 힘을 주어 강도를 높였다. 처음에 유키노는 그의 손이 어깨에 닿자마자 뿌리치면서 거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타케루의 자연스러운 넉살이 유키노의 올라가던 손을 다시 내려가게 했다. 다행히도 유키노는 타케루의 안마가 마음에 들었는지 옅은 미소를 지었다.&amp;nbsp; &lt;br&gt;&lt;br&gt;&amp;nbsp; “흠, 손아귀 힘이 좋은데? 어디서 마사지라도 배워 왔나 봐?”&lt;br&gt;&lt;br&gt;&amp;nbsp; “하하, 제가 이래 봬도 요리사여서요. 손으로 하는 건 뭐든 잘하는 편입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는 ‘음, 그래?’라고 중얼거리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쌀쌀한 바람이 수풀 내음을 싣고 그들의 콧등을 간지럽혔다. 장막처럼 무겁게 내려앉은 밤의 어둠 사이로, 반짝이는 별빛과 달빛이 새어들어와 따뜻하게 그들을 감싸안는다. 찌르르 우는 풀벌레 소리와, 바람에 서로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가 조용한 밤을 산뜻하게 채운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씨는 왜 이런 일을 하시는 거죠? 일본인이 ‘이런 일’을 하기 쉽지 않을 텐데.”&lt;br&gt;&amp;nbsp;&lt;br&gt;그 말에 유키노가 잠깐 미간을 찌푸리더니,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lt;br&gt;&lt;br&gt;&lt;br&gt;&amp;nbsp; “이런 일?, 여월이 그 애가 쓸데없는 말을 했나 보네. 그렇게 주의를 줬건만.”&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가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녀는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lt;br&gt;&lt;br&gt;&amp;nbsp;&lt;br&gt;&amp;nbsp; “당신이 무슨 사람인지는 알고 있어. 그날 당신 식당에서 여월이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도. 어쩌다가 이 빌어먹을 나라가 싫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각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어?”&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가 손을 들어 이제 그만 주물러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 타케루는 손을 거두고 그녀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lt;br&gt;&lt;br&gt;&amp;nbsp; “하나뿐인 아들이 죽었어. 전쟁 때문에.”&lt;br&gt;&lt;br&gt;&amp;nbsp; 전쟁이란 말에 타케루는 움찔했다. 전쟁. 그가 가장 증오하는 단어이자, 듣기만 해도 속이 뒤틀리게 만드는 단어였다. 타케루는 유키노의 이어지는 말에 더욱 귀를 기울였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높으신 분들은 축배를 들었겠지. 승전으로 힘을 증명했고, 일본이 드디어 열강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말이야. 정작 내 아들은 남의 나라 쳐들어가는 일에 억지로 끌려가서 죽었는데....”&lt;br&gt;&amp;nbsp;&lt;br&gt;&amp;nbsp; 찬바람이 더욱 휘몰아쳤다. 이런 날씨가 이젠 익숙한 유키노는, 부는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처음에는 벌벌 떨던 타케루도 더이상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무언가 끓어오르는 듯한 열을 느꼈다.&lt;br&gt;&lt;br&gt;&lt;br&gt;&amp;nbsp; “그 애가 군인을 하기 싫다고,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고 그렇게 말했을 때 우리가 그만 밀어붙여야 했어....”&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베일 듯한 날카로운 눈빛은 사라지고, 아이를 품에 안았던 따뜻한 시절을 추억하는 어머니의 눈을, 타케루는 보았다. 꽃잎 위 이슬처럼 눈가에 눈물이 맺히며, 유키노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촉촉해진 눈가에서 슬픔과 분노, 자책감이 함께 묻어나왔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땐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게 옳다고 생각했어.&lt;br&gt;분명 명예로운 사나이가 되어서 돌아올 거라고…..&lt;br&gt; 다 거짓말이었지만.” &lt;br&gt;&lt;br&gt;&lt;/p&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초창기 일본의 징병제는 필요 인력이 적어서 징병 대상 중 현역으로 입대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과거 사회에서 늘상 그러했던 것처럼, 군입대는 명예롭고 남자다운 것으로 여겨졌고 출세하는 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lt;br&gt;&lt;br&gt;&lt;/p&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유키노는 옷 소매로 눈물을 닦아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하의에 묻은 풀을 힘주어 털어내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방금 한 말들은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줘요.”&lt;br&gt;&amp;nbsp;&lt;br&gt;&amp;nbsp;원래의 쌀쌀한 말투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타케루는 유키노의 아픈 과거를 억지로 말하게 한 것만 같아 어쩔 줄 몰라 했다. 유키노는 안절부절하는 타케루를 흘깃 쳐다보더니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난 이만 들어갈게요. 밤이 깊었으니 당신도 슬슬 들어가요. 아침 일찍 가기 싫어도 우리가 억지로 내쫓을 테니까.”&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 말을 마지막으로, 유키노는 달빛이 비추는 곳을 벗어나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 Mesh &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lt;br&gt;&lt;br&gt;ㅡ편집자의 말&lt;/p&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우리가 왜 죽었느냐고 누군가 묻거든&lt;br&gt;우리 아버지들에게 속아 이리 되었다 전하시오&lt;br&gt;-러디어드 키플링&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7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재담</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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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4 Feb 2026 18:00:4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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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6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3</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6. 여월.&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 &amp;nbsp;‘잠시만, 그 조선인?’&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무언가 떠올린 듯 표정을 살짝 찡그리더니, 고개를 들어 여자의 얼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찌푸렸던 표정이 점점 펴지고, 이내 그는 입을 떡 벌린 채 여자를 쳐다보았다.&lt;br&gt;&amp;nbsp; &amp;nbsp;&lt;br&gt;&amp;nbsp; “어? 설마 그…….” &lt;br&gt;&amp;nbsp;&lt;br&gt;&amp;nbsp; “맞아요! 기억하시는군요! 당시에 제가 이름을 밝히지 않아서 기억하지 못하실 법도 한데, 제 얼굴을 알아보시는 군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자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큰 목소리로 반가워하다가 이내 ‘앗’하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이런,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일본으로 유학 온 대한사람 ‘주여월’라고 해요. 방금 보신 분들은 ‘사토고로’씨, ‘유키노’씨, 그리고 저와 같은 대한인인 ‘박영식’씨에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네. 기억합니다, ‘여월’씨. 제 가게에 오는 조선인은 상당히 드물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당신이었죠. 조선인치고 일본어를 상당히 잘하셔서 처음엔 일본인인 줄 알았어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일류 주방장 타케루가 자신을 기억해 준다는 사실에 여월은 깊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타케루는 그런 여월을 바라보았다. 까맣고 고운 머릿결에 동그란 눈동자, 선홍빛을 머금은 새하얀 두 볼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타케루였다. 그를 구해준 것도 모자라서 오래전 식당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아직까지도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피어났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길을 잃었을 땐 정말 어떡할지 막막하기만 했지요. ‘여우불이라도 나타나 준다면’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니까요. 이제 보니 여월씨가 저의 여우불인 셈이군요. 어떻게 감사함을 전해야 할지….”&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우불이요? 타케루 선생님도 그 설화를 아시는군요! 그 여우불 설화를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은, 제가 살면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어요. 더는 못 찾을 줄 알았는데, 아는 사람을 여기서 다시 만나다니…!”&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우불 이야기가 나오자, 여월이 반색하며 타케루의 말에 끼어들었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말을 쏟아내는 그녀의 얼굴에는 봄날의 해바라기처럼 미소가 활짝 피어있었다. 여월은 한층 들뜬 목소리로 여우불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보통 여우불이라고 하면 다들 요괴를 떠올리더라고요! 그 때문인지 설화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여우불은 도깨비불과는 다르잖아요! 여느 요괴처럼 사람들을 놀래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 숲과 산속 자연의 일에 관여하는 신과 같은 존재! 여우불이 노하면 숲을 태울 정도로 커지지만 진실된 사람의 앞에서는 길을 밝혀주는 불씨로 변한다! 뭔가 좀 더 멋있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런 여우불과 저를 비교하시다니, 과찬이세요. 물론 영광이긴 하지만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흥분해서 말을 쏟아내는 여월을 바라보며 타케루는 멋쩍게 웃었다. &lt;br&gt;&amp;nbsp;&lt;br&gt;&amp;nbsp; “신기하군요, 일본에서는 ‘여우불’하면 무서운 요괴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거든요. 조선에서는 요괴를 신적인 존재로 보나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한결 진정한 투로 웃으며 답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건 아니에요, 그냥 제가 믿고 싶은데로 믿는 것이랄까요. 애초에 저희는 여우불하면 고작 요괴 정도로는 생각하지 않아서…”&lt;br&gt;&amp;nbsp;&lt;br&gt;&amp;nbsp; ‘고작 요괴가 아니다’ 타케루는 여월의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할 순 없었다. 그저 분위기에 맞춰 웃으며 맞장구를 칠 뿐이었다. 그는 주제를 환기하고자 ‘큼큼’하며 헛기침을 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언젠가 얘기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조선인…, 아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계속 말실수를 했군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가 자신의 실수를 고개숙여 사과했다.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바뀐 지 몇 년 되지 않아서, 일본인인 그에게는 헷갈릴만한 일이었다. 여월은 괜찮다며 미소로 받아주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저는 대한 사람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싫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요. 오히려 그 근성을 본받고 싶다고나 할까요.”&lt;/p&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대한제국의 공식 국호는 대한국. 대한 사람 혹은 한국 사람이 옳은 표현)&lt;/p&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출신에 상관없이 사람마다 배울만한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타케루는 늘 생각해왔다. 그는 특히 한국 사람들을 좋아했다. 어렸을 때 가봤던 조선 여행으로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선 땅의 풍경에 아무 감흥이 없었으나, 한 번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자 곧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조선을 좋아하셨어요. 특히나 조선이 가진 역사를 좋아하셨는데, 그중에서도 백제의 유물에 관심이 많더군요. 백제의 유물에서는 ‘고귀함’이 깃들어있다고 하셨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직접 보니 저도 그 점은 백번 동의할 수밖에 없었어요. 예술적 감각이라곤 전혀 없던 저에게, 그 유물이 예술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었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은 조용히 타케루의 말을 경청했다. 그녀의 눈은 잠시도 다른 곳을 보지 않고 오롯이 타케루를 향해있었다. 빛이 나는 듯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되려 부담스럽게 느껴진 타케루는 서둘러 대화의 방향을 틀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러고 보니 이 마을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지는군요. 일본인과 한국인이 함께 사는 마을인가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의 갑작스런 질문에, 여월은 현실로 돌아온 듯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머... 저희의 이야기를 들려드린다고 해놓고 너무 듣기만 하고 있었네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녀는 다시 목을 가다듬고 가부좌로 반듯하게 고쳐 앉고선 이야기를 시작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일단 저의 소개를 다시 하자면, 저는 1886년도 음력 4월에 태어났어요. 올해로 18살이지요. 음력 4월경에 태어났다고 해서 어머니가 제 이름을 ‘여월(*余月)’이라고 지었어요.” &lt;/p&gt;&lt;p data-ke-size=&quot;size14&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음력 4월을 달리 이르는 말)&lt;/p&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amp;nbsp;&lt;br&gt;&amp;nbsp; 어머니 얘기를 하는 여월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피어났으나, 그녀의 눈빛에는 슬픔이 묻어났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철이 들고 주변을 살필 줄 알게 되면서, 일본이 점점 조선을 침범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힘이 없던 우리는 그저 당하고만 살아야 했어요. 작은 발버둥조차 치지 못하는 시대, 언젠간 우리가 모두 불행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불안함만 느끼며 살아가게 되었죠. 저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무언가 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선 적을 알기 위해 15살 되던 해부터 일본으로 유학을 결심했던 거예요. 하지만 돈이 부족했던 저는 한동안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고, 그러던 와중에 식당을 운영하던 사토고로씨와 유키노씨 부부를 만나게 되었어요. 갈 곳 없는 소녀를 안쓰럽게 생각하셨는지 따뜻한 마음씨로 저를 받아들여 주셨고, 저는 그분들 밑에서 일을 하며 공부할 돈을 마련하고 있었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은 그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고되지만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들이, 이젠 촛불에 그슬려 새까맣게 변해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표정은 점차 어두워져 갔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토고로씨가 가게를 접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영문을 몰랐던 저는 당황하기만 했었죠. 혹시나 저를 버리고 떠나는 것은 아닌가 하고요. 그러다 알게 되었어요. 이 부부가 단순한 음식점 사장님이 아닌, 일제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조선인들을 몰래 돕는 분들이었다는 것을요. 그런 일을 하다보니 결국 정체가 들킬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더 이상 그곳에서 활동할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에겐 오히려 기회였죠! 저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더 있었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고 감사했을 뿐. 그래서 그분들을 따르기로 했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산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여기서 더 놀랄 일이 뭔지 아세요? 두 분 말고도 저와 같은 사람이 더 있었어요! 많은 분이 이곳에 모여있더라고요. 박영식 아저씨도 그때 만났죠. 그렇게 저희는 이 깊은 산골 속에서 작은 마을을 만들고 들키지 않도록 활동하고 있었던 거에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그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찾던 ‘무토 마을’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이런 곳에 마을을 만들어 놨으니 사람들이 알 턱이 없었다. 게다가 이 작은 마을에서 그런 엄청난 일을 벌이고 있었다니. &lt;br&gt;&amp;nbsp;&lt;br&gt;&amp;nbsp; “잠깐 산을 넘어야 할 일이 있어서 산을 오르는데, 그러다 우연히 타케루 선생님을 보게 된 거예요. 원칙상으로는 그 어떤 사람도 들여보내서는 안 되지만, 저는 그렇게는 못 하겠더라고요. 게다가 ‘소다 소바’직원이라는 증표가 땅에 떨어져 있더라니까요? 그걸 보자마자 ‘빨리 구해야겠다’라고 확신을 하게 되었죠. 힘들게 선생님을 데리고 왔지만, 다른 분들께서는 노발대발하시며 저를 말리셨어요. ‘이놈이 누구일 줄 알고 이곳까지 데리고 온 거냐, 당장 다시 밖에 던져버리고 와라’ 하시면서….”&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 때 강한 바람이 방문을 스쳐 지나갔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잠시 대화를 끊었다. 여월의 말을 들어보니 타케루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차츰 납득했다. &lt;br&gt;&amp;nbsp;&lt;br&gt;&amp;nbsp; ‘내 짐을 풀어본 것은 아마 내가 수상한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겠지. 비록 작은 방에서지만 이렇게 쉴 수 있었던 것도 이 여자 덕분일 테고.’ &lt;br&gt;&amp;nbsp;&lt;br&gt;&amp;nbsp; “하지만 저는 기껏 구해온 사람을 매몰차게 내치는 짓은 할 수 없었어요. 제가 마음 약해서인 탓도 있지만, 타케루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제 얼굴이 어땠길래….”&lt;br&gt;&amp;nbsp;&lt;br&gt;&amp;nbsp; “굳은 의지가 보이는 얼굴이었어요. 저는 모를, 어떠한…. 사명….을 이루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표정? 뭐, 그런 거였달까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걸 보는 타케루는 괜히 마음 한 구석이 찔렸다. 그가 길을 잃은 시점부터, ‘무토 마을’이 거짓이라고 생각을 했을 때부터 그의 원래 목표인 ‘최고의 음식 찾기’는 이미 포기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그저 살고 싶다는 마음. 고향에 다시 돌아가 제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것도 사명이라면 사명이겠지만….’&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 또한 찔리는 마음을 숨긴 채 애써 미소지으며, 그녀를 향해 속으로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무튼 그렇게 제가 우기고 또 우겨서, 타케루 선생님을 오늘 밤에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이 좁은 방에서라도 재울 수 있게 되었지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오늘 밤? 하지만 방금 아주머니께선 내일 아침에 돌려보내라고 하지 않았나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러니까요!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된 거 아니겠어요? 이 밤중에 떠나면 또 길을 잃을 게 뻔하잖아요! 어쩌면 타케루 선생님의 선한 얼굴을 보고 선생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잇몸을 드러내며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타케루도 똑같이 미소로 화답했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에 내심 안타까움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lt;br&gt;&amp;nbsp;&lt;br&gt;&amp;nbsp;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순수한 여성의 삶을 산골로 몰아넣었나. 도대체 무엇이 이 모든 이들을 이런 산골짜기까지 몰아넣었나...’&lt;br&gt;&amp;nbsp;&lt;br&gt;&amp;nbsp; 표정이 어두워진 타케루를 보며 여월이 조심스레 물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 갑자기 표정이….”&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이렇게 힘들게 사는 사람에게 더는 아픈 기억을 꺼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다급하게 말을 돌렸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 참! 부끄럽지만, 제가 실은 최고의 음식을 찾기 위한 여정을 하는 길이었습니다. 계속해서 길을 걸었지만 제가 생각하는 그런 음식은 없더군요. 그러다 '무토마을엔 진정 최고의 음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무토마을’은 찾지도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다 정신까지 잃어버렸죠. 하지만 하늘은 저를 버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멋진 여성분에게 구해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먹어본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최고의 음식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최고의 음식이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네! 최고의 음식이요! 정확히는 음식이라기보단 음식을 더 맛있게 해주는 이 양념...이라고나 할까요. 짭짤한 맛을 더해주고, 감칠맛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그 양념. 고…명이라고 했었나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의 말을 듣자, 여월이 배를 잡고 큰 소리로 웃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고명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거예요! 음식에 맛을 더할 뿐만 아니라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죠. 제가 타케루 선생님의 우메보시 위에 얹어준 것은 고명은 아니에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렇다면 그 양념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입니까?”&lt;br&gt;&amp;nbsp;&lt;br&gt;&amp;nbsp; “음….”&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이것은 이곳 ‘전리’ 마을에서 만든 비법이 담긴 양념이에요.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연구하는데 오래 걸렸다고요. 그렇기 때문에 자세한 건 비밀!”&lt;br&gt;&amp;nbsp; &lt;br&gt;&amp;nbsp; “아… 그럴 수가….”&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탄식을 금치 못했다. &lt;br&gt;&amp;nbsp;&lt;br&gt;&amp;nbsp;‘드디어 최고의 음식을 알 수 있나 싶었는데 전리 마을의 비법이 담겼다고 하니, 이것 참. 그렇다고 떼를 쓰기도 뭣하고. 애초에 요리도 아니고 양념일 뿐이니….’&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안타까움에 그저 입맛만 다셨다. 아쉽지만, 이렇게 최고의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마무리 지어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조리법은 얻지 못할지라도 그 양념을 사서 가져갈 수는 있으리라. 그렇다면….&lt;br&gt;&amp;nbsp;&lt;br&gt;&amp;nbsp;‘나에게 남은 돈이 있으니 그걸로 그 토막난 재료로 된 양념을 사도록 하자. 그리고 그걸 끝없이 연구하다 보면 어느 정도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우선 전리의 이 비법 양념을…… 잠시만, 전리?’&lt;br&gt;&amp;nbsp;&lt;br&gt;&amp;nbsp; 문득 이상함을 느낀 타케루는 여월에게 물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전리라니. 이곳은 ‘무토 마을’이 아닌 것입니까?”&lt;br&gt;&amp;nbsp;&lt;br&gt;&amp;nbsp; “무토 마을이라뇨? 아아, 맞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저희 마을이 ‘무토 마을’은 아니에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렇다면…?”&lt;br&gt;&amp;nbsp;&lt;br&gt;&amp;nbsp; “대신 오래전에 ‘무토 마을’의 소문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몫을 한 것 같더라고요. 아마 저희가 이곳에 오기 전이었을 거에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머쓱하게 웃으며 설명해주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 혹시 실망하셨나요? 여기가 무토 마을이 아니라서….”&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 아닙니다. 저 혼자 헷갈렸을 뿐인걸요. 오히려 그런 마을이 진짜로 있다고 생각했던 제가 바보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힘없이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그는 내심 적잖이 실망했다. 그 생고생을 하며 찾아다녔던 것이 존재하지도 않는 마을이었다는 것에 타케루는 허탈함을 느꼈다. 깃털처럼 날아갈 것만 같던 마음이 다시 추를 매달아 놓은 듯 무거워지는 듯 했다. 여월도 그의 심정을 눈치챘는지 재빨리 다른 얘기를 꺼내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 그럼 대신, 제가 저희 ‘마을들’에 대해서 설명을 조금 해드릴게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마을들’이라뇨?”&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가 놀라며 물었다. 방금까지 풀이 죽어 있던 모습은 어디가고, 금방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타케루의 모습이 여월의 눈에 사뭇 귀여워 보였다. 그의 기대에 부응해 그녀가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이 산에는 두 개의 마을이 있어요. 하나는 ‘앞마을’이라는 의미의 ‘전리(前里)’, 그리고 산너머에는 &amp;nbsp;‘뒷마을’이라는 의미의 ‘후리(後里)’가 있어요. 마을 이름이 많이 단순하죠? 일부러 단순하게 지어서 외부인들이 쉽게 찾지 못하도록 하고, 설령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 때도 마을 이름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다나요. 전리와 후리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에요. 사회와 가까운 후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고, 저희 전리는 후리 사람들이 부탁하는 일을 처리해주고 있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아….”&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는 여월의 말을 듣고 순간 말문이 막혔다. 외부인은 알아서는 안 되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lt;br&gt;&amp;nbsp;&lt;br&gt;&amp;nbsp;‘아무리 나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쉽게 비밀을 밝혀서는 안 될 텐데.’&lt;br&gt;&amp;nbsp;&lt;br&gt;&amp;nbsp; 그렇게 생각한 타케루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저…, 여월씨, 제가 드릴 말이 있습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네? 뭔데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이 싱글벙글 웃으며 답했다. 타케루는 말을 이어나갔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어쩌면 괜한 참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월씨가 걱정이 되어서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좀 전에 유키노 아주머니가 한 이야기처럼, 여월씨는 남에게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구면이고 여월 씨가 저를 믿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런 중요한 정보를 저 같은 사람에게 쉽게 알려준다면 시간이 지난 뒤에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lt;br&gt;&amp;nbsp;&lt;br&gt;&amp;nbsp; 타케루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그는 여월을 염려했다. 모든 일이 잘 풀리고 그녀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충고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월도 그 진지함을 느꼈는지 고개숙여 사과하였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죄송해요…. 너무 오랜만에 뵈어서 그런지 제가 너무 신이 났던 것 같아요. 그래도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은 깊이 반성했다. 타케루의 말이 맞았다. 만약 타케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지나가는 평범한 상인들조차 믿을 것이 못 되는 현실이었다. 만일 신분을 속인 일제의 끄나풀이었다면, 그녀의 잘못으로 인해 이곳 모두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여월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여 조언해 준 타케루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선생님,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뭐죠?”&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은 뒤를 돌아 하얀 그릇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릇에는 타케루가 비법을 궁금해하던 그 양념이 담겨있었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amp;nbsp;“저희가 만든 것이지만 이 양념에는 이름이 없어요. 언젠가 저희끼리 이름을 붙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 양념의 이름을 선생님께서 지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돌아가실 때 이것을 가져가세요. 가져가셔서 더 훌륭한 새로운 음식으로 다시 탄생 시켜주세요! 제가 타케루 선생님 식당에 꼭 다시 찾아갈 테니까요!” &lt;br&gt;&amp;nbsp;&lt;br&gt;&amp;nbsp; “이 양념의 이름을 제가 지으라고요?”&lt;br&gt;&amp;nbsp;&lt;br&gt;&amp;nbsp; “맞아요! 아…, 그리고 선생님은 제게 말 놓으셔도 돼요. 아무래도 나이 차이도 있고, 나름 서로 구면인데 좀 더 편하게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히히.” &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은 웃으며 ‘선생님을 구해드린 보답은 이걸로 받을게요.’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타케루는 얼떨결에 “으‥ 응”이라고 대답하며 그녀의 부탁을 승낙했다. 뜻밖의 부탁이었지만, 비법 양념을 얻어낸 것에 더해 자신을 살려준 이의 부탁이기에 기분 좋게 느껴졌다.&lt;br&gt;&amp;nbsp;&lt;br&gt;&amp;nbsp; “여월아! 벌써 밤이 깊었다! 이제 이야기 그만 나누고 들어가서 자려무나!”&lt;br&gt;&amp;nbsp;&lt;br&gt;&amp;nbsp; 유키노의 목소리였다. 여월은 문 밖을 향해 ‘네’라고 대답한 뒤 가벼운 인사와 함께 방을 나섰다. 잠시 뒤, 타케루도 몸을 일으켜 밖으로 향했다. 이 깊은 산 속에서 헤매지 않고 하룻밤 머물 수 있게 해준 유키노씨에게, 그가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문을 열자마자 풀숲에 앉아서 별을 바라보는 유키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타케루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계속&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amp;nbsp;&lt;br&gt;작가: Mesh&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lt;br&gt;&amp;nbsp;&lt;br&gt;ㅡ편집자의 말: 우메보시 먹어보고 싶당. (o´3`o)ﾉ&lt;/p&gt;</description>
      <category>6화</category>
      <category>Mesh작가</category>
      <category>단편소설</category>
      <category>도전 소설</category>
      <category>자퇴생</category>
      <category>최고의 맛을 찾아서</category>
      <category>한국어 투 한국어 번역기</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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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8 Jan 2026 18:00:2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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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거덩!</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1</link>
      <description>&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카페에서 일했을 때 있었던 일화다. &lt;br&gt;&lt;br&gt;그날은 선임, 나, 그리고 막 들어온 후임&lt;br&gt;이렇게 세 명이 같이 근무하던 날이었다. &lt;br&gt;&lt;br&gt;나는 선임 눈치를 보면서 일을 배우고 적응해 나가던 중이었고,&lt;br&gt;선임은 일을 진짜 잘하시는데 &lt;br&gt;완전 원칙주의자라 같이 일하면 좀 피곤한 스타일…&lt;br&gt;(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 = 사회생활 오래한 사람)&lt;br&gt;후임은 이제 막 들어와서 눈빛은 초롱초롱한데… &lt;br&gt;일은 아직 잘 모르는 상태였다. &lt;br&gt;&lt;br&gt;한창 피크타임,&lt;br&gt;내가 정신없이 일하다가 새 원두를 실수로 전부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lt;br&gt;버려진 걸 보는 순간&lt;br&gt;&quot;아차!…&quot; 하고 바로 인지한 뒤 반사적으로 선임이 봤나 안 봤나 눈치를 봤다.&lt;br&gt;‘선임이 봤으면, 한숨 + 짜증 + 꾸중 풀코스로 최소 5분...’&lt;br&gt;다행히 선임은 손님 응대 중이라 못 봤다. (휴…)&lt;br&gt;그런데 문제는 내 옆에서 일 배우고 있던 후임이 그 장면을 봐버린 것.&lt;br&gt;후임은 순간 상황을 파악했는지&lt;br&gt;“허거덩!” 하고는&lt;br&gt;아무것도 못 본 척,&lt;br&gt;쫄래쫄래 다른 일 하러 자리를 피해줬다.(고마워..ㅠ)&lt;br&gt;그래서 나도 빠르게 증거 은폐 성공. &lt;br&gt;&lt;br&gt;근데 그 와중에&lt;br&gt;후임이 내뱉은 한마디가 너무 웃겼다.&lt;br&gt;“허거덩!”&lt;br&gt;아니…&lt;br&gt;'허거덩'이 뭐야 ㅋㅋㅋㅋㅋㅋㅋ&lt;br&gt;보통 어이없거나 예상 못 한 일이 있을 때 “헐…” 이러잖아.&lt;br&gt;근데 같이 욕먹으면서 일하다 보니 정이 들었는지,&lt;br&gt;괜히 더 귀엽게 말하려고 했는지&lt;br&gt;“허거덩!” 하고 도망가는 게&lt;br&gt;왜 이렇게 웃기던지 ㅋㅋㅋㅋㅋ&lt;br&gt;진짜 오랜만에&lt;br&gt;일하면서 몰래 배꼽 잡고 웃었다. &lt;br&gt;&lt;br&gt;고맙다, 허거덩 후임.&lt;/p&gt;</description>
      <category>유머</category>
      <category>재담</category>
      <category>재미</category>
      <category>허거덩</category>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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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5 Jan 2026 09:00:0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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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최고의 맛을 찾아서 -5화-</title>
      <link>https://yukyunghan.tistory.com/12</link>
      <description>&lt;h3 style=&quot;text-align: left;&quot; data-ke-size=&quot;size23&quot;&gt;Episode 5. 리듬을 이루다.&lt;br&gt;&lt;/h3&gt;&lt;p data-ke-size=&quot;size16&quot;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lt;br&gt;&lt;br&gt;&amp;nbsp; 은은한 온기가 타케루의 몸을 감쌌다. 타케루가 천천히 눈을 뜨자, 그는 자그마한 방 안에 홀로 누워있었다. 방에는 살림살이랄 것도 별로 없었다. 단지 탁자 위에 덩그러니 놓인 촛대 하나만이 방안을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어떠한 장식도 되어있지 않은, 작고 얇으며 투박한 나무 촛대. 타케루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자신이 쓰러지기 전의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자신을 보고 한 여자가 달려오는 장면이 쓰러지기 전 남은 마지막 기억이었다. 타케루는 그 여인이 자신을 여기로 데려왔으리라고 짐작했다.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문밖으로 나가보려고 했다. 하지만 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리 뿐만 아니라,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배가 고팠다. 그 생각이 머리에 닿자, 꼬르륵 배가 울리는 소리가 잠시 촛불의 빛을 밀어내고 방안을 메웠다. 무딘 칼날이 배를 계속해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허기에, 무엇이라도 당장 먹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그를 지배했다. 문득 비상식량이 떠올랐다. 그의 검은색 보따리 안에는 비록 다 식었을 터지만 배는 채울 수 있는 우메보시 2개가 남아있을 것이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짐들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좌우 상하를 다 둘러보아도 짐은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lt;br&gt;&lt;br&gt;&quot;...짐이 없다. 대관절 어찌 된 일이지?.....&quot; &lt;br&gt;&lt;br&gt;식은땀이 그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혔다. 타케루는 간신히 자세를 고쳐 앉고 곰곰이 생각했다. 잠시 동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그는 세 가지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첫째, 죽어 저승에 왔기에 짐이 있을 수가 없는 것.&lt;br&gt;&amp;nbsp; &lt;br&gt;&amp;nbsp; 둘째, 자신을 구해준 그 여인이 짐을 두고 온 것. &lt;br&gt;&lt;br&gt;&amp;nbsp; 셋째, 도적이 자신의 짐을 훔쳐 간 것.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세 가지의 가능성이 각자 얼마나 일리가 있는지를 천천히 곱씹어보았다. 그는 우선 첫 번째 가능성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는 분명히 살아있었다. 그를 죽음으로 이끌 것만 같은 극심한 허기가, 역설적으로 일단은 그가 살아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그는 연이어 세 번째 가능성도 지워냈다. 도적들이 그의 짐을 훔쳐놓고 굳이 자신까지 따뜻한 방 안에서 재워주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깊이 생각해보면 아예 말이 안 되는 얘기는 아니기도 하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우선 내 짐을 빼앗고, 나를 살려놓아서 어딘가에 공장에 일꾼으로 팔아먹기 위함이라면?.’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생각이 떠오르자,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 이유만은 절대 아니어야 했다. 제발, 절대로. 그는 애써 두 번째 가능성이 정답일 거라고 되뇌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내가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여인이었고, 여자 혼자서 나와 짐 모두 들기는 버거울 테니 어쩔 수 없이 짐을 버리고 온 것이 틀림없어. 음. 물론 그렇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아직 세 번째 가능성이 메아리처럼 남아 계속 불안을 일으켰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하지만, 정말 도적들의 계획이 아니란 법도 없지 않은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는 잡념을 떨쳐내려 머리를 세차게 저었다. 이렇든 저렇든 간에 일단 방을 나가야 정답을 알 수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계속 새장 속의 새처럼 갇혀만 있을 순 없다, 라고 굳게 마음을 먹은 그는 침을 꼴딱 삼키며 조심히 문고리로 손을 뻗었다. 불안함에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그 순간,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드르륵. 드르륵.’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문이 열리려는 듯 덜컹거렸다. 문고리를 잡기 직전까지 간 타케루의 손이 굳었다. 누군가가 이 방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 ‘누구지? 도적? 귀신?’ 두려움에 머리가 얼어버려, 방금 애써 지워낸 두 허무맹랑한 가능성이 다시 타케루를 지배했다. 몸이 벌벌 떨려왔다. 방금까지 배를 찌르던 허기조차 공포에 눌려 느껴지지 않았다.&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 이놈의 문은 또 왜 이렇게 안 열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건너편의 누군가가 그렇게 소리치며 발로 문을 차서 밀어내었다. 머리를 풀어헤친 한 여자가 두 손에 무언가를 들고 문지방을 넘어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으아악!”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그녀를 보고 크게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졌다. 그 충격에 초가 엎어지며 탁자에 불이 옮겨붙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꺄아악!!”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탁자에 불이 붙은 것을 본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팽개치고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는 윗도리를 벗고선 물이 담긴 양동이에 푹 담근 후 꽉 짜서 부리나케 방 안으로 다시 뛰어 들어왔다. 천만다행히도 불이 탁자 전체에 옮겨붙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녀는 물에 젖은 윗도리를 불이 붙은 탁자 위에 덮었다. ‘취이익’하고 불이 꺼지는 소리가 들리며 뿌연 연기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타케루는 연신 기침을 했다. 어찌 된 상황인지 눈앞이 흐릿하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연기가 다 흩어질 때쯤 여자가 새 초를 들고 와 촛대 위에 올려놓고선 불을 붙였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놀라셨다면 죄송해요...저희가 돈이 없어서요. 이런 싸구려 초를 쓸 수밖에 없는 점, 이해해 주세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가 보아하니, 공손한 태도의 그녀는 일단 귀신이나 도적은 아닌 듯 했다. 그러나 타케루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런 허름한 곳으로 모시게 된 것도 죄송하고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저를 왜 여기로 데려왔습니까? 여기는 어디고요! 또 제 짐들은 다 어디에 있죠?”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 저, 그게….”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말끝을 흐리는 여자의 모습에서 타케루는 그녀가 필히 숨기는 것이 있음을 확신했다. 그는 더더욱 큰 목소리로 여자를 쏘아붙였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말하세요! 여기는 어디이고, 제 짐들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꼬르륵’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의 배에서 천둥처럼 요동치는 소리가 말의 흐름을 끊었다. 민망함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보이지 않아도, 자신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걸 알 수 있었다. 타케루는 심하게 부끄러워하며 여자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 소리에도 비웃거나 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무언가 떠올린 듯 ‘잠시만요!’하고 방을 나가더니 무언가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깨어나시기 전에 확인해 보니까, 짐 안에 우메보시가 있더라고요. 이렇게만 먹으면 맛이 없을 것 같아서, 고명처럼 위에 양념을 더 얹어봤어요! 한번 드셔보세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멀쩡한 음식에 수상한 가루를 올리고선 자신에게 그 음식을 권유하는 그녀를 웬 미친 여자 보듯이 쳐다보았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러니까, 내 짐을 마음대로 뒤져놓고 내 비상식량에 뭔지도 모를 것을 올려놓은 다음, 그걸 또 나보고 먹어보라는 거야? 이 미친 여자가 정신이 나갔나! ‘고명’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렇게 말하며 멱살을 움켜쥐고 싶었으나, 슬프게도 멱살을 움켜쥘 힘도, 크게 말할 힘도 없었다. 게다가 화를 내는 것보다는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는 눈으로 여자를 욕하며 그녀가 건네준 우메보시를 한입 베어 물었다. &lt;br&gt;&lt;br&gt;&amp;nbsp;그 사이 방 밖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조금 전에 어디서 탄내가 났는데 불난 거 아니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분명 ‘그 애’가 관리하는 방에서 소리가 났어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사람들의 발소리가 타케루가 있는 방 앞에서 멈춰 섰다. 제일 앞장서서 걷던 사내가 반쯤 열린 미닫이문을 완전히 열었다. 방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타케루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방문을 연 그 사내가 고개를 내밀며 타케루를 향해 말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오, 형씨. 드디어 일어났네? 잠은 잘 주무셨소? 이 아이가 형씨는 꼭 살려야 한다길래, 이번 한 번만 눈 딱 감아주는 걸로 하고 맡겼는데. 별 문제 없지?”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사내가 여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키가 작은 그 사내는 면도도 제대로 안 하는지 뾰족뾰족한 수염이 보기 흉하게 자랐으며, 짙게 그을린 갈색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전혀 문제없거든요! 이제부터는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그만들 들어가서 주무시고 계셔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자가 귀찮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녀의 날선 반응에 세 사람은 당황한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타케루는 그 말을 듣고 긴장을 조금 놓았다. 그 날카로운 반응이 타케루에게는 오히려 자신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지켜주겠다는 말처럼 들린 것이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미 잠 다 깼거든. 하여간 너는 경계심이 너무 없어서 문제야. 이러다가 나중에 된통 당하는 수가 있다니까? 그땐 네가 책임질 거야?”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앞장선 사내와 비슷한 키에 마른 몸매를 가진 중년의 여성이 여자를 보며 혀를 찼다. 그 옆 또 다른 사내는 여전히 타케루를 응시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에 비해 젊어 보이는 그는 다부진 몸을 가졌으며 매서운 눈, 그리고 사각턱과 중후한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니 근데, 별 문제 없는 거 맞아? 문제없다면서 저 양반은 왜 밥 먹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냐.”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말에 모두가 타케루를 바라보았다. 타케루가 눈물을 흘리면서 입안에 들어간 우메보시를 우물우물 씹고 있었다. 네 사람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쏠리자 타케루는 입을 멈추고 멍하게 그들을 마주보았다. 눈싸움이라도 하는 양 서로를 바라보는 상황에, 여자는 당황해 양쪽을 번갈아 보았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저씨 아줌마가 너무 부담스럽게 쳐다보셔서 이분이 밥을 못 먹고 계시잖아요! 이만 좀 가세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자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소리를 지르며 문을 ‘쾅’ 하고 닫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하며 심히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아무튼, 허튼 생각이랑 하지 말고 내일 아침까지 그대로 다시 돌려보내! 그 사람은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야. 일이 잘못되면 도리어 우리가 여기를 떠나야 할 수도 있어!”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중년 여성의 예리한 목소리가 방 안까지 뚫고 들어왔다. 날카로우면서도 우렁찬 목청을 가진 그녀는 ‘내가 쟤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뭐가 어쩌고 어째?’라고 투덜거리며 돌아갔다. 여자는 잔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타케루에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해하세요. 저희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요. 당신은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맛있어….”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 우메보시에 도대체 무슨 짓을…!”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방금 그 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면서도 음식의 맛을 놓치지 않았다. 손에 남은 우메보시 하나가 보물처럼 귀중하게 느껴졌다. 우메보시 위에 뿌려진 뭔지 모를 알갱이들이 우메보시와 하나가 되어 독특한 리듬을 이루고 이었다. 우메보시를 씹으면서 느껴지는 식감과, 혀에 느껴지는 맛의 향연과, 마침내 식도로 넘어가며 느껴지는 여운과 아쉬움까지. 그는 그 느낌들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었다. 우메보시를 맛보는 타케루의 눈에는 붙잡지 못할 찬란한 빛의 가루들이 휘날리는 듯 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반드시 이 알갱이들의 정체를 알아내고야 말겠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남은 우메보시 하나마저 단숨에 해치워 버린 후였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맞다, 멋대로 짐을 풀어헤친 것은 사과드릴게요. 저희만의 사정이 있어서요. 어쩌다 보니 실례를 범하게 되었네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자는 말을 마치며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패를 하나 꺼내서 보여주었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이 패는 교토 최고의 음식점 ‘소다 소바’의 직원임을 나타나는 증표잖아요. 저도 거기서 요리 먹어봤어요. 어찌나 맛있던지 계속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니까요. 주방장이 좋으신 분이니, 직원들도 틀림없이 좋은 분들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분이 직원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그 패를 본 타케루는 당황했다. ‘주방장’ 패를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직원의 것을 잘못 가지고 왔음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자의 말을 듣고 타케루는 두 가지 반가운 사실을 발견했다. 요리의 맛을 안다면 첫인상과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사실과, 이 머나먼 땅에서 기적적으로 ‘소다 소바’의 손님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자신이 주방장이라고 밝혀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 훨씬 더 수월하게 일이 해결될 것이리라. 어쩌면 여기서 빠져나가 교토로 돌아가는 길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lt;br&gt;&lt;br&gt;&lt;br&gt;&lt;br&gt;&amp;nbsp; “아..제가 나올때 급하게 나오느라 패를 다른 것을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만, 제가 바로 ‘소다 소바’의 주방장 ‘소다 타케루’입니다. 증명할 방법은 없습니다만… 그저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 밖에 드릴 수가 없군요.” &lt;br&gt;&lt;br&gt;그렇게 자기소개를 하며 고개를 숙이자, 순간 타케루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lt;br&gt;&lt;br&gt;&amp;nbsp;“어…, 갑자기 눈물이... 죄송합니다. 너무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니 그만.”&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타케루는 점잖은 말투로 자신의 정체를 밝힘과 동시에 위험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어필했다. ‘이 여자가 믿어주었으면’하고 간절히 빌던 찰나, 그녀는 굉장히 반가워하는 표정으로 타케루를 마주보았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정말 ‘소다 타케루’선생님 맞으세요? 몇 년 만에 뵈는 거라 못 알아봤어요! 혹시 저 기억 안 나세요? 일본으로 유학 온 한국 사람이요! 당시에 저와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함께 목놓아 성토했잖아요! 그때가 아마…, 손님이 한 명도 없었던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저 모르시겠어요?”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여자는 갑자기 얼굴을 들이대며 ‘자신을 기억하냐’라는 예상 밖의 질문을 던졌다. 타케루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소다 소바’를 찾는 손님이 몇 명인데 그 모두를 어떻게 일일이 기억할까. 하지만 그 순간, 기억 속의 누군가가 불쑥 솟아올랐다. &lt;br&gt;&lt;br&gt;&amp;nbsp; &lt;br&gt;&lt;br&gt;&amp;nbsp; ‘잠시만, 그 조선인?’ &lt;br&gt;&lt;br&gt;&lt;br&gt;&lt;br&gt;.....계속&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작가:Mesh&lt;br&gt;편집자: 한투한 번역기, 자퇴생 &lt;br&gt;&lt;br&gt;ㅡ2026년 새해 입니다. 꾸준히 올리려 했는데 새해부터 잠시 삐그덕 거렸네용...ㅠ.ㅠ 다들 새해 목표 정하셨나요? 저희들의 올해 목표는 '최고의 맛을 찾아서' 완결입니다!&lt;br&gt;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 붉은 말의 해에는 원하는 목표들 다~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lt;br&gt;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o^)ㅡ&lt;br&gt;&lt;br&gt;&lt;/p&gt;</description>
      <category>5화</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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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자퇴생</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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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2 Jan 2026 16:28:4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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